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모니에서 헹가래를 받고 있다. /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모니에서 헹가래를 받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용진이 형’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오랜 꿈이 비로소 이뤄졌다. SSG 랜더스가 2022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거머쥐며 통합우승을 달성한 것이다. 프로야구 무대 입성 2년차에 쾌거를 이룬 정용진 부회장의 행보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SSG 랜더스, 출범 2년 차 통합우승… ‘주역’ 평가 받는 정용진

SSG 랜더스가 2022 KBO 프로야구의 진정한 주인공이 됐다. SSG 랜더스는 지난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정규리그에서도 개막부터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차지했던 SSG 랜더스가 통합우승으로 완벽한 시즌을 완성한 것이다.

이로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SSG 랜더스 출범 2년차 만에 오랜 꿈을 이루게 됐다. 오래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희망해온 것으로 알려진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SK 와이번스를 전격 인수해 SSG 랜더스를 출범시킨 바 있다.

이후 정용진 부회장은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 적극적인 운영 및 소통, 그리고 다채로운 마케팅 활동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추신수 영입을 직접 성사시켰을 뿐 아니라 주축 선수들과 대규모 다년계약을 체결했고, 선수들을 초대해 직접 요리를 해주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을 위한 경기장 부대시설 개선에 40억원을 들인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정용진 부회장은 자주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는 한편 팬들과 적극 소통했다. 아울러 평소 활발하게 활동 중인 SNS 상에서도 이러한 행보를 이어갔다. 

마케팅 활동 및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 창출도 돋보였다. 홈구장인 랜더스필드에는 스타벅스·노브랜드버거 등이 입점했고, 이마트·신세계푸드·SSG닷컴 등의 계열사는 SSG 랜더스와 연계한 상품 출시 및 이벤트를 다채롭게 진행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낳은 성과는 단순히 통합우승이란 성적에 그치지 않는다. SSG 랜더스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하며 흥행 측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또한 그룹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그룹 이미지를 향상시키는데 있어서도 보이지 않는 큰 성과를 남겼다.

뿐만 아니다. 정용진 부회장의 행보는 프로야구계 전반에 적잖은 파급효과를 몰고 오고 있다. SSG 랜더스가 지난해 적극적인 투자 차원에서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비FA 선수와의 다년계약을 단행하자 올해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등도 이를 실행에 옮겼다. 물론 다른 요인도 존재하지만, 프로야구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 충분하다.

롯데 자이언츠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점도 프로야구 발전에 긍정적인 요인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내 유통업계의 대표주자인 두 그룹이 프로야구 무대에서 새로운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게 된 것은 SSG 랜더스 출범 직후부터 기대를 모았던 사안이다. 실제 두 그룹은 지난해부터 프로야구와 관련해 서로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등 이목을 집중시켰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SNS를 통해 다소 과격한 언행을 해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7월 7년여 만에 부산 사직야구장을 찾은 것도, 지난달 이대호 선수의 은퇴식이 열린 잠실야구장을 찾아 직접 선물을 전달한 것도 정용진 부회장의 ‘나비효과’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프로야구에 대한 투자 및 지원을 강화하는 롯데그룹 차원의 행보는 신동빈 회장의 야구장 방문 외에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달 롯데지주는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19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결정했고, 롯데 자이언츠는 박세웅 선수와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프로야구 무대 입성 2년차 만에 통합우승이란 꿈을 이루게 되면서 정용진 부회장의 ‘야구사랑’ 행보는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스타필드와 야구장을 연계하는 큰 그림을 구장 중인 정용진 부회장은 이미 이를 적극 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난 8월엔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나 스타필드 청라와 돔구장 건설, 지하철 역사 신설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수년 내로 이러한 프로젝트가 실현될 경우 유통업계는 물론 프로스포츠 차원에서도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모니에서 눈물을 보이며 감격을 숨기지 못한 정용진 부회장은 SNS를 통해 내년에 또 우승을 해서 헹가래를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마침내 오랜 꿈을 이룬 그가 향후 또 어떤 꿈들을 실현시켜 나갈지, 그 행보가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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