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개표 결과 발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중심이 된 대선 국면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5일 전당대회에서 ‘깨끗한 승복’을 외치며 ‘원팀’에 한발 다가간 듯했던 국민의힘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홍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부족한 저를 석 달 동안 견마지로를 다해 도와준 동지 여러분들과 지지자 여러분들은 절대 잊지 않겠다”며 “비리 혐의자끼리 대결하는 비상식 대선이 돼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7일)에도 이번 대선 국면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홍 의원은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나머지 정치 인생은 이 땅의 청장년들의 꿈과 희망을 같이 하는 여유와 낭만으로 보내고 싶다”고 언급했다. 

윤 전 총장 측은 홍 의원의 ‘불참 선언’에 연일 구애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당장 2030 탈당러시와 지지자들 간 기 싸움 등 경선 후유증이 깊어지는 국면은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홍준표 선배님의 짧은 메시지는 제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며 “이제 우리는 모두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고 강조했다.

캠프도 홍 의원 모시기에 적극적이다.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윤 후보께서 홍 의원께 직접 찾아 뵙고 전화 드리고 ‘도와주십사’라고 부탁을 드리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싶다”고 언급했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온 하태경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후보는 홍 의원을 정치적 스승으로 모셔야 한다”고 언급했다.

홍 의원은 이같은 발언이 ‘당의 분열’로 해석되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홍 의원은 “비리 대선 불참 선언을 원팀이 안된다거나 당 분열로 보는 것은 크나큰 잘못”이라며 “나는 당을 분열시킬 힘도 없고 또 그럴 생각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당은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삼는 정당”이라며 “당원 개개인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전체주의”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 문제가 거론이 안 됐으면 한다”며 “청년의꿈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열렬히 지지해준 그분들에 대한 보답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같은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의원을 선대위에 모시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며 “홍 의원에게 직간접적으로 들은 내용이긴 하지만 지금은 휴식이 필요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청년 플랫폼 등은) 젊은 세대 정치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지 지금 대선 국면에 있어서 독자 정치세력화를 하고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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