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직후 윤석열 지지자들 축제 “윤석열” 연호
타 후보 지지자들은 충돌 없이 빠르게 자리 떠

5일 오후 국민의힘 경선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각 지지자들이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앞에 도열해있다.(왼쪽) 유승민 예비후보가 전당대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본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아이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오른쪽)
5일 오후 국민의힘 경선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각 지지자들이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앞에 도열해 있다.(왼쪽) 유승민 예비후보가 전당대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본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아이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오른쪽)/시사위크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5일 오후 국민의힘은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었다. 정당대회장 인근에서 홍준표·윤석열·유승민·원희룡 후보들의 지지자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전당대회가 시작 2시간여 전부터 지지자들이 북적북적하게 모여있었다.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다만, 거의 모든 이들이 마스크 착용을 엄수하고 있었다. 지지후보를 막론하고 연령대는 대체로 중장년이었다. 이들은 각 후보를 대표하는 색의 풍선, 우산, 손 팻말, 현수막 등을 들고 각자 지지하는 예비후보의 이름을 힘차게 외치다 전당대회가 시작되자 한 마음으로 영상을 시청했다. 조용하던 거리는 경선 승리 후보가 발표된 직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 큰 충돌 없이 열띤 응원전

이른 시간부터 가장 많이 집결한 윤석열 후보의 지지자들은 ‘법치’ ‘정의’ ‘상식’ 등이 적힌 흰 풍선과 빨간 우산을 들고 모여 섰다. 위쪽에는 ‘열지대’ 아래쪽에는 ‘윤사단’ 두 팀이 기념관 앞에 도열해 끝없이 ‘윤석열’을 외쳤다. 윤 후보는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차를 타고 기념관으로 향하던 중 창문을 내리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기도 했다.

홍준표 예비후보의 지지자들은 윤 후보 지지자들의 건너편에 자리했다. 비록 집결한 지지자는 많은 수가 아니었지만 음악을 크게 틀고 마이크를 통해 “정권교체 무야홍”을 외쳤다. ‘민들레 무대홍’ ‘민들레 무야홍’이 쓰인 깃발을 흔들며 윤 후보 지지자들에게 뒤지지 않도록 연호 소리를 높였다.

그보다 아래에는 주황색 풍선을 든 원희룡 후보의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큰 음악이나 마이크 소리를 동원하지 않고 차분하게 원 후보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원 후보가 도착하자 풍선을 흔들며 “원희룡”을 크게 외쳤다. 원 후보는 곧장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의 손을 잡고 감사를 표했다.

유승민 후보의 지지자들은 기념관에서 가장 멀리 동떨어져 자리 잡았다. 유 후보는 혼잡한 곳에서 떨어져 집결한 지지자들을 보고 차에서 내려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잡고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한 지지자는 아이들을 통해 꽃다발을 건네기도 했다. 유 후보는 지지자들 뿐 아니라 펜스를 치고 있는 의경들에게도 고생한다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 한 당원 "대선 승리 없다"며 탄식

2시가 되어 전당대회가 시작하자 지지자들은 너나없이 조용히 방송을 통해 전당대회를 지켜봤다. 삼삼오오 모여 각자의 휴대폰 등으로 시청하던 이들은 발표 전에 나오는 자료영상, 음악공연 등을 보며 초초한 마음을 감추지 못 했다.

곳곳에서 “빨리 발표부터 해주면 좋겠다. 우황청심환 하나씩 먹어두길 잘했다” “우리 아이 수능 칠 때도 이렇게 안 떨었는데 공산국가로 가느냐,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가느냐가 걸려있으니 안 떨릴 수가 없다” 등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조바심을 달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 발표가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의 가나다 순으로 진행된 가운데, 윤석열 후보가 47.85%로 발표되자 거리는 빠르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어 홍준표 후보가 41.50%로 발표되자 곳곳에서 작은 탄식과 조용한 박수가 동시에 나오기 시작했지만 최종결과가 발표되는 순간까지 애써 숨을 죽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윤석열 후보가 경선 대표로 지목되자 윤 후보의 지지자들이 다른 지지자들이 떠난 곳에 끝까지 남아 '윤석열'을 연호하고 있다./시사위크
윤석열 후보가 경선 대표로 지목되자 윤 후보의 지지자들이 다른 지지자들이 떠난 곳에 끝까지 남아 '윤석열'을 연호하고 있다./시사위크

최종적으로 윤 후보의 경선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행사가 진행되는 기념관이 떠나가라 “와아아”하는 함성소리가 울렸다. 곳곳에서 윤석열을 연호하는 소리가 터져나왔고 윤 후보의 지지자들은 얼싸안고 만세를 불렀다.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보이거나 다리가 풀려 주저앉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윤 후보의 수락 연설 중간중간 박수를 치기도 했고, 한쪽에서는 덩실덩실 춤을 추며 “대통령 된다! 무조건 된다!”고 환호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윤 후보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잠시 동안 조용하던 이들은 “끝났다” 정도의 이야기와 함께 장소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우리 홍준표 후보님 안 되실까봐 잠도 못자고 밥이 안 넘어가서 점심도 못 먹었다”고 이야기 하던 한 지지자는 허망한 표정으로 조용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여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홍 후보를 지지했다는 한 20대 남성은 결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여기까지 응원을 나왔는데 힘이 다 빠진다”며 “경선 승리도 좋지만 이대로라면 대선을 승리할 수 없다. 앞으로 일주일 내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10%p 이상 빠진다고 예언해 드리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