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권 회장이 이끄는 씨에스윈드의 최근 실적 및 주가가 부진한 모습이다.
김성권 회장이 이끄는 씨에스윈드의 실적 및 주가가 최근 부진한 모습이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전 세계적인 친환경에너지 확산 바람을 타고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오던 풍력타워 제조업체 씨에스윈드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줄곧 위를 향했던 실적 및 주가가 최근 눈에 띄게 고꾸라진 모습이다. 남다른 혜안으로 풍력타워 글로벌 1위의 입지를 구축하며 승승장구해온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이 이 같은 난기류를 어떻게 돌파해나갈지 주목된다.

◇ 잘 나가다 주춤한 씨에스윈드, 제 궤도 찾을까

씨에스윈드는 전 세계적인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확대 바람 속에 풍력타워 글로벌 1위의 위상을 자랑하며 가파른 성장가도를 이어오고 있는 기업이다.

이는 실적 및 주가 흐름으로 뚜렷하게 확인된다. 씨에스윈드는 2017년까지만 해도 3,000억원대 안팎을 오가던 연간 매출액이 △2018년 5,022억원 △2019년 7,993억원 △2020년 9,690억원으로 상승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2018년 327억원, 70억원 △2019년 601억원, 346억원 △2020년 975억원, 335억원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가 또한 지난해 날개를 달았다. 코로나19 사태 충격이 전 세계 주식시장을 강타했던 지난해 3월 1만6,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연말엔 17만원~18만원까지 치솟았을 정도다. 연초와 비교해도 주가가 4배 이상 올랐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성장가도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먼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주가다. 씨에스윈드 주가는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뚜렷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급기야 이달 초 장중 한때 5만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유·무상증자 결과가 반영된 2월 초 주가가 9만원대 안팎에 형성돼있었는데, 그보다 40%가량 떨어진 것이다.

성장세가 견고하던 실적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씨에스윈드는 3분기 연결기준 2,144억원의 매출액과 1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각각 21.5%, 59.4% 감소한 수치다. 특히 앞서 2분기 실적이 증권사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을 밑돈 데 이어 3분기엔 더욱 크게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적자로 전환하는 등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꾸준히 이어져오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분명하다. 

이처럼 씨에스윈드를 흔든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먼저 지목된다. 씨에스윈드는 3분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현지공장의 생산이 적잖은 차질을 빚으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또한 미국에서 새로 인수한 법인의 매출액 인식이 4분기로 이연된 것도 아쉬운 실적의 한 요인이 됐다.

주가의 경우 이 같은 실적 뿐 아니라, 풍력발전에 대한 시장의 관심 및 기대, 그리고 각국 정부차원의 정책이 한창 뜨거웠을 때에 비해 잠잠해진 점도 크게 작용했다.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은 중동지역에서 건축자재 사업을 하다 2000년대 초반 일찌감치 풍력발전 시장의 가능성을 예상하고 씨에스윈드를 설립했다. 그 선택은 적중했고, 씨에스윈드는 ‘풍력발전 부흥기’를 풍력타워 글로벌 1위의 위치에서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런 그에게 최근의 실적 및 주가 흐름은 근래 경험하지 못한 낯선 상황이다.

물론 씨에스윈드를 둘러싼 전망은 여전히 밝다. 올해를 비롯해 그동안 신규 수주 및 각종 투자를 적극 이어온 만큼, 향후 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씨에스윈드의 2022년 매출액 규모는 1조7,000억원대에 이른다. 

일각에선 대선이 임박한 국내 정치상황이 씨에스윈드의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한다. 대선 결과가 국내 원전정책의 변수로 인식될 경우 씨에스윈드 주가도 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씨에스윈드는 해외 매출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국내 대선 및 원전 관련 변수가 실제 사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씨에스윈드가 뜻밖의 이상기류를 뚫고 다시 거침없는 날갯짓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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