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부인 김건희 씨의 등판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아울러 집권 시 대통령 배우자를 전담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선대위 내에서는 물론 정치권도 이 같은 윤 후보의 발언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22일 공개된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부인 김건희 씨에 관한 질문에 “영부인이라는 말은 쓰지 말자”며 “(등판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본인이 전시하고 본인 일하는 데서 공개적으로 나설 순 있지만 남편이 정치하는 데 따라다닌 걸 극도로 싫어한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김씨의 공개 행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러면서 청와대 제2부속실에 대해 “폐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대통령 부인은 그냥 가족에 불과하다. 법 외적인 지위를 관행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윤 후보의 인터뷰에 대해 선대위는 일단 제동을 걸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진솔한 심경을 말씀하셨으니 후보 생각이 저런 게 있으시구나라는 참고는 하겠다”며 공식적인 사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원 본부장은 “공약이 되려면 후보가 그냥 얘기했다고 바로 공약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후보와 선대위가 그래도 최소한의 의논와 절차는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김씨의 허위 경력 논란 등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데 대해서도 원 본부장은 “국민 앞에는 당연히 진실로 서야 한다”며 “억울함이 있더라도 진실을 국민들이 명확히 인식할 수 있게 겸허하고 진솔한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잘못이 있는 것은 진솔하게 진정성을 갖고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며 “후보나 배우자 본인께서 얘기하는 게 진솔한 사과가 자꾸 혼선을 일으킨다면 그건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역할이 분담돼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당장 민주당은 부속실 폐지 언급 전에 김씨가 직접 나서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일 잘하면 부속실이 있냐, 없냐 이 문제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본인이 당장 선거 기간부터 후보자의 배우자가 국민 앞에 나서서 자기 의혹 문제에 대한 해명을 해야 될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부가 어떤 철학과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를 국민은 알아야 될 권리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일개 연예인도 그러는데 하물며 대통령의 부인이 될 분이 이렇게 커튼 뒤에 숨어 있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