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의 선대위 동반 사퇴로 국민의힘이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김종인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김 위원장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우리 선대위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선거에 임할 것인가에 대해 새로운 각오로 선대위를 꾸려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선대위 개편의 중점은 ‘효율성’이다. 그는 전날(21일) 현재 선대위를 ‘항공모함’에 빗대며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윤 후보와 회동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한 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회동 후 윤 후보도 “선대위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김 위원장께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그립을 강하게 잡고 하시겠다고 했다”며 “저도 그렇게 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선대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게 사실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시기적으로 전면 개편을 할 수가 없다”며 “주어진 여건 하에서 효율을 어떻게 높일지 구체적인 안을 갖고 내가 선대위를 끌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이날 회동과 관련해 “해체 재구성은 아니다”라며 “슬림화하거나 조직 일부를 잘라 내거나 이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후보와 합의를 통해 종합상황본부가 전체 선거를 총괄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심산이다. 이는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끌고 있는 ‘총괄상황본부’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도 총괄상황본부를 ‘기동 헬기’로 언급하며 힘을 싣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준석 대표와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임 전 실장이 담당하는 총괄본부에서 매일 의논해 후보 메시지나 일정을 방관하지 않고 형태를 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체계의 ‘일원화’라는 것이다.

◇ 소통 강화 방점 찍었지만, 불안 요소도 여전

이날 선대위 인사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선대위 개편은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조금 더 회의체 같은 걸 구성해 협의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업무 프로세스가) 지금까지는 체계적으로 논의가 안 된 상태에서 일이 진행되다 이제 한 테이블에서 함께 논의하는 구조로 업무방식이 바뀌었다”며 “이제 과거에 있었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냐는 점이다. 김 위원장의 구상은 사실상 ‘소통’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이러한 소통을 방해하는 사람이 ‘윤핵관’ 등으로 거론되는 일부 인사라는 지적이 당내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인적 쇄신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던 이 대표는 이날도 ‘대선 역할론’에 대해 “제가 빠져야 이긴다고 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역시 이날 한 라디오에서 “‘파리떼를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파리떼나 하이에나라고 비판하던 그런 ‘윤핵관’들도 어찌 못하면서 무슨 총괄선대위원장이니, 당 대표니 하며 명함을 내밀고 있는가”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는 사사로이 꿍쳐놓고 있는 선거캠프부터 폐쇄하라”며 “총괄선대위원장은 작금의 선대위를 해산하고 새로이 판을 짜라”고 압박했다.

다만 임 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핵관 정리가 안됐다’는 취지의 질문에 “그 문제는 업무가 진행되는 걸 보면서”라고 말한 뒤 “총괄상황본부장으로 어떤 부분이 지적 사항이 되는지에 대해선 아직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