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 : 디지털플랫폼 정부 정책공약을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듣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 : 디지털플랫폼 정부 정책공약을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듣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4일 자택에 머물며 선거대책위원회 개편안을 두고 고심했다. 특히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계속 동행할 것인지를 두고 숙고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측은 전날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선대위 전면 개편과 ‘연기’ 발언을 한 김 위원장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선대위 쇄신 논의가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의 ‘파워게임’으로 변질된 모양새다. 

◇ 이번엔 윤석열-김종인의 불협화음

지난 주말부터 선대위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분출되면서 국민의힘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김 위원장이 칼을 빼들면서 윤 후보와의 불협화음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주말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직접적으로 모든 것을 관리하려고 한다”며 후보의 메시지나 연설문 등 모두 다 지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윤 후보가 설화(舌禍)에 휘말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당초 김 위원장은 ‘효율적인 선대위 개편’을 언급했다. 선대위 전면 개편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내 소장파들을 중심으로 전면 개편 목소리가 나오면서, 전날(3일) 선대위 6본부장 전원 사퇴가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윤 후보와 김 위원장 간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 불협화음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의 전면 개편 주장이 불거지면서 윤 후보는 남은 공개일정을 전부 취소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은  “후보가 자기 의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면 절대 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거나, “후보가 선대위에서 해주는 대로 연기만 잘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발언해 사태의 심각성을 더했다. 

또 이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와 긴밀하게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선대위 전면 개편과 ‘연기’ 발언을 윤 후보와 사전 논의 없이 한 것에 대해 윤 후보 측에서는 불쾌감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6본부장 사의 표명’과 함께 김 위원장 역시 사의를 표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것은 윤 후보를 위한 ‘체면치레’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해당 공지 후 김 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 ‘김종인 경질’ 목소리까지 분출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장고에 들어간 윤 후보는 전날부터 여러 인사와 직접 접촉하며 의견을 교환했으나 선대위 개편과 관련해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오늘 중 윤 후보가 거의 다 결정할 것”이라며 공을 윤 후보에게 넘겼다. 

김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제시한 선대위 개편안은 총괄상황본부를 통해 후보와 관련한 모든 사안을 직접 통제하는 시스템이다. 김 위원장이 최종 결정과 책임을 지고 본부장이 의사를 조율하며, 그 아래 실무 인력을 다수 두는 조직을 구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의사 결정 과정의 효율성을 위한 것이며, 이 경우 김 위원장이 ‘그립’을 강하게 잡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즉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의 영향력을 축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의 제안을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반기를 들었다고 보고 있다. ‘김종인 경질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는 책임이 더 큰 사람들이 일차적으로 사표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윤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의 사의를 요구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김종인 경질설’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 “미안하지만 그런 질문은 안 하는게 좋을 것”이라며 “나와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임대희 총괄상황본부장은 이날 서울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조직 방향에 대해선 선대위 출범부터 (윤후보와 김 위원장 사이에) 차이가 있었는데, 순서의 차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이 대표와 갈등을 빚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마저 경질할 경우, 윤 후보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 현재 윤 후보는 아직 입장을 내지 않았고, 모두가 윤 후보의 입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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