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열린 '영등포를 일등포로, 이재명은 합니다!' 영등포 집중 유세에서 후보를 사퇴하고 지원유세에 나선 김동연 후보와 함께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열린 '영등포를 일등포로, 이재명은 합니다!' 영등포 집중 유세에서 후보를 사퇴하고 지원유세에 나선 김동연 후보와 함께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영등포에서 시민들과 만나 합동 유세를 가졌다. 현장은 광장을 가득 채운 지지자들로 찼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이 후보의 연설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후보와 김 전 부총리는 3일 오후 서울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정치개혁 연대를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과 새로운물결의 상징인 하늘색 풍선을 든 지지자들 앞에서 김 전 부총리는 이 후보에게 파란색과 하늘색이 섞인 운동화를 선물했고, 이 후보는 곧장 운동화를 신고 뛰어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 운동화를 강서구 유세에도 신고 나타났다.

◇ 김동연 “윤∙안 단일화는 이익에 따른 야햡”

이 후보의 연설에 앞서 찬조연설에 나선 김 전 부총리는 “제가 이 후보와 단일화를 한 후 국민들이 묻는다. 이 후보와 김동연이 함께 만들 대한민국의 비전이 무엇이냐고. 함께 기득권 깨기가 무엇이냐고. 정치교체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라며 “왜냐면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면서 함께 힘을 합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했다. 국민들은 묻는다. 이들은 어떤 자리를 나눠가지냐고. 어떤 권력을 분점하냐고. 나라의 비전은 뒤로하고 자리와 권력을 묻는다”며 “이익에 따른 야합이기 때문이다. 우리 청년과 대한민국을 위해 가치를 따를 것인가, 이익을 따를 것인가, 비전을 따를 것인가, 야합을 따를 것인가”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면서 대한민국의 비전을 설계하고 미래를 만들겠다. 단순한 야합과 단일화가 아니라 기득권을 깨고 정치 교체 이루겠다”며 “이재명의 추진력과 김동연의 일머리가 합쳐지면 못할 게 없다. 이재명의 현실감각과 김동연의 국제감각이 합쳐지면 못할 게 없다. 저와 새로운 물결이 반드시 20대 대통령을 만들어서 미래를 펼치겠다”고 호소했다.

◇ 이재명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

김 전 부총리의 연설에 현장의 모든 지지자들은 ‘김동연’을 연호하며 풍선을 흔들었다. 이어 앞으로 나온 이 후보는 “오늘 유세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존경하는 김동연 전 부총리께서 좋은 일머리를 가지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이 대장정에 함께해주셨다. 힘을 합쳐서 모두가 희망을 가지는 새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함께 걸어가겠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이제는 분열과 갈등의 정치는 끝내고 국민의 힘과 지혜를 우리가 가진 역량 모두 한 곳으로 모으는 통합의 정치를 새롭게 시작해야한다”며 “양당 기득권의 정치는 끝내고, 소수당도 자기 목소리를 내고, 국민들도 두 당이 마음에 안 들면 제3의 선택을 할 수 있는 그런 정치를 해야 한다. 2당 밖에 없으니 둘 중에 하나 골라야 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차악을 선택하게 하는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약속했다.

그는 “네편 내편, 지역 학연 따지지 않고 유능한 인재라면 적재적소에 쓰는 국민내각을 만들겠다”며 “선거때는 경쟁하더라도 끝나면 대통령은 모두를 대표한다. 대의에 동의하는 모든 선량한 정치세력을 다 모아서 통합의 정부 만들겠다. 진정한 통합의 길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의식한 듯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민이 하는 거다. 저는 국민을 믿는다”며 “왕이 지배하던 왕조시대에도 백성을 두려워하고 백성의 뜻이 곧 하늘의 뜻이니 존중하라고 했다. 백성은 군주를 물 위에 띄우기도 하지만, 언제든 뒤집어 엎을 수 있는 강물 같은 것이다. 왕조시대에도 백성을 두려워했거늘, 민주국가에서 감히 정치인 몇몇이 이 나라 운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나”고 일침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도 민생과 경제, 평화 그리고 통합의 길을 포기하지 않겠다. 국민의 손을 잡고 꿋꿋하게 걸어가겠다”며 “초박빙이라고 한다. 10표 차이로 결정 날지도 모른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대로 ‘행동하지 않은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심정으로, 담벼락에 대고 고함치는 심정으로 실천하자. 민주주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대로 조직해서 행동하자”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열린 '영등포를 일등포로, 이재명은 합니다!' 영등포 집중 유세에서 후보를 사퇴하고 지원유세에 나선 김동연 후보가 선물한 운동화를 신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열린 '영등포를 일등포로, 이재명은 합니다!' 영등포 집중 유세에서 후보를 사퇴하고 지원유세에 나선 김동연 후보가 선물한 운동화를 신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윤∙안 단일화, 민주진영 결집 촉매제 될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도 같은 날 오전 갑작스럽게 이뤄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여파에 관심과 우려가 많았다.

유세 현장에서 한 발 떨어져 한참 연설을 듣고 있는 한 40대 남성과 <시사위크>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영등포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이며, 원래 안 후보의 지지자였음을 밝혔다. 김모 씨는 이어 “점심 장사가 끝나고 조금 한가한 시간인데 이 후보가 여기 온다고 해서 잠시 나와봤다”며 “오늘 오전 단일화로 크게 실망했는데, 여기 오니까 김 전 부총리가 와 있는 걸 보고 놀랐다. 아까 연설에서 김 전 부총리는 부인도 데리고 왔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는 이렇게 당당하게 해야한다”며 “이번만큼은 완주할거라고 생각하고 굳게 믿었는데, 안 후보 지금 어디 있는지 기자님은 아시냐. 정말로 그렇게 당당한 단일화라면 김 전 총리처럼 윤 후보 유세장에 같이 가서 지지하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어디 소문대로 무슨 약점이라도 잡혀서 한 단일화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내일 사전투표를 앞두고 있다는 주부 양모 씨는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여기 나와보니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며 “오히려 민주 진영이 결집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원래 주변에 이재명 찍어달라는 말을 직접 해본적은 없는데 후보님 연설 들어보니 해야겠다”며 “정말로 10표 차이로 지면 안 되니까 내일 오전에 사전 투표하러 가기전에 메시지라도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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