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엄이랑 기자  현대백화점이 글로벌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인수한다. 오는 2030년까지 리빙 부문 매출 5조원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는 현대백화점은 해외시장에서 지누스의 공고한 입지를 바탕으로 국내외 모두에서 리빙 사업을 적극 펼쳐나갈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하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창업주 경영권을 포함한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를 7,747억원에 인수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현대백화점은 이사회를 열고 지누스 주식 인수 계약체결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이는 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현대백화점은 지분 인수와 별도로 지누스와 △인도네시아 제 3공장 설립 △재무구조 강화 등을 위해 1,200억원 규모의 신주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고 말했다.

지누스는 글로벌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으로 지난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호주 △일본 등과 함께, 영국‧독일‧스페인 등 유럽에도 진출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침대 매트리스를 압축 포장하고 상자에 담아 배송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내 매트리스 판매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30%대의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지누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1조1,238억원, 영업익 743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주력제품인 매트리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6,160억원)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지누스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매출 비중은 97%(1조928억원)를 넘어선 가운데, 미국 시장 매출은 90% 가량이며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 매출 비중도 전체 매출의 80%에 달했다. 

현대백화점은 자사의 유통 및 리빙 부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지누스를 ‘글로벌 온라인 넘버원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리바트·L&C 등 리빙 부문 계열사들과의 사업 협력을 통해 지누스의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 △거실 △홈오피스 △아웃도어 등 일반가구까지 확대를 꾀한다. 아울러 북미 중심의 지누스 사업 구조를 유럽 및 남미, 일본 등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의 탄탄한 유통망을 활용해 지누스의 국내 사업 확장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재 중저가 위주의 지누스 사업 모델을 중고가 시장으로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기반의 수면시장 진출도 검토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슬립테크(수면 기술) 전문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나 협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현대백화점은 그룹의 4대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유통·패션·식품‧리빙) 중 하나인 리빙 부문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비전 2030’을 발표하며 리빙 사업을 2030년까지 5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10년 뒤 미래 청사진이 담긴 ‘비전 2030’을 발표한 이후 더현대 서울의 성공적 안착, 한섬 화장품 사업 진출 등과 함께 지누스 인수로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그룹의 성장 전략과 부합하는 분야에 투자, M&A를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