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여당이 된 국민의힘의 시름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윤석열 정부의 안정화를 위해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조속한 내각 인선을 완료해야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호락호락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반쪽 내각’의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리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은 고심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민주당은 청문회는 마쳤으나 청문 보고서 채택을 하지 않은 7명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미 낙마 대상으로 판단을 내린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결자해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국민 검증에서부터 이미 ‘부적격’ 판정을 받은 후보자들까지 경과 보고서를 채택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향한 이들의 ‘반대’도 완강하다. 전날(10일)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 임명 동의안을 ‘1호 안건’으로 처리하면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음에도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윤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에게 처음 선보이는 서명 안건을 상대 당이 반대하고 있는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요구로 내놓은 것은 마치 선전포고 같다”고 일침을 놨다.

물론 장관 후보자의 경우는 윤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충분히 임명 강행이 가능하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이르면 오는 12일 윤 대통령이 일부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말도 전해진다. 문제는 한덕수 총리 후보자다. 총리 후보자의 경우 본회의 의결 사안으로서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한덕수 후보자 임명에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만큼 사실상 처리는 난망한 상황이다.

이날 오후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일자를 잡기 위한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도출해 내지 못했다. 오히려 양측의 입장차만 더욱 명확해진 모습이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여전히 양당의 입장차가 있다”며 “여전히 부적격하고 국민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서로 입장은 상당 부분 차이가 있으나 그 입장을 좁히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압박’에 ‘읍소’까지… 여론전 나선 국민의힘 

민주당의 완강한 태도에 급한 건 단연 국민의힘이다. 일단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태도 변화를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거대 야당의 수적 우위에 밀려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도 없는 상태다. 결국 다시 꺼내든 건 ‘여론전’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몽니 정치가 끝이 없다”, “근거 없는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조준했다. 

특히 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와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가장 경계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얼마 전 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 강행하면 한덕수 총리 인준을 거부하겠다고 했다”며 “공직 후보자 임명을 끼워팔기하겠다는 놀라운 발상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한동훈 후보자를 향해 조국 사태 분풀이를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물론 나름대로의 ‘완급 조절’도 이어졌다. 민주당의 입장 변화를 기다리는 상황인 만큼, 이를 위한 공간을 열어두겠다는 셈법이다. 특히 한덕수 후보자가 참여정부 시절의 총리를 역임했다는 좋은 명분이 되고 있다. 야당과의 ‘협치’를 위한 배려 차원의 인선으로 원활한 소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오히려 민주당 정부에서 총리를 지내신 분들을 저희가 다시 선임하는 것은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민주당에 대한 배려의 의지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 역시 “참여정부 총리가 윤석열 정부 총리가 된다면 여야 소통은 원활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