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우상호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우상호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일 ‘우상호 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킨 가운데 당권을 두고 갈라져있는 민주당 내홍이 수습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를 마치고 브리핑을 통해 우상호 의원을 의장으로 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이 의결됐음을 전했다. 신 대변인은 “9명 구성을 목표로 하는 만큼 앞으로 3명의 비대위원을 추가로 선임할 것”이라며 “여성, 청년, 기타 몫인 세 분에 대한 구성 권한은 최종적으로 구성될 비대위에 위임하는 안을 중앙위원회에 부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10일 중앙위 회의에 해당 안건을 부의,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되는 투표를 통해 비대위 구성을 확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오는 10일 오후에 새 비대위가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 ‘중립형’ 우상호, ‘혁신’할 수 있을까

이번 비대위의 관건은 오는 8월의 전당대회 준비와 지난 대선∙지선 패배 후 반성과 쇄신이다. 단 2개월의 시간 동안 내분을 수습해야 한다. 전당대회를 통한 친문(친 문재인)과 친명(친 이재명)의 진흙탕 싸움도 미연에 방지해야 하는 책무를 지게 됐다. 내분이 지속되면 당이 쪼개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어서 비대위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우 의원은 민주당 중진 의원 중에서도 계파색이 얕고 합리적인 중립형 리더로 꼽혀 비대위원장에 낙점됐다. 박홍근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 의원에 대해 “이미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해서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았고, 당내 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정무적 판단력과 감각에 강점이 있다”며 “특히 대선 경선 과정에서 중립을 지켜왔기 때문에 조정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용퇴 요구가 있는 가운데 86 그룹의 대표 맏형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 않냐는 지적도 있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기 때문에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이유에서 민주당이 쇄신보다는 내부 안정에 방점을 찍어 우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신현영 대변인은 “우 의원은 대선 이후 책임을 지고 곧바로 사퇴했다. 우리 당의 재건에 있어 누가 가장 적임자냐 했을 때 그간 여러 경험을 통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고 중진으로 치우치지 않은 분”이라며 “우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안건을 올리는 것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다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 ‘혁신형 비대위’지만 당내홍 수습에 그칠 듯

혁신과 쇄신을 외치는 민주당이 당내 인사를 비대위원으로 선임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 앞서 국민의힘에서 파격적인 쇄신을 위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떠났던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다시 비대위원장으로 모신 것이나 김병준 교수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모신 점과 비교된다는 것이다.

냉정한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외부 인사 대신 민주당 의원들과 두루 관계가 좋은 우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되면서 '우상호 비대위'는 2개월간 당내홍만 수습한 후 8월 전당대회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정치권의 지배적 시각이다.

안민석 의원은 8일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금 현재 비대위 구성이 국민들이나 당원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며 “개인적으로 당 안이나 당 밖이나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그런 성향의 분들로 이번 혁신비대위가 구성됐으면 하는 기대를 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이번 비대위의 실질적인 활동 기간이 두 달 안팎이다. 이 기간 당의 패배를 수습하는 측면이 있다”며 “당 외 인사가 와서 길게 보고 혁신을 주도하기에는 제한이 있어 당 내 인사에게 맞기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판단을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2개월 간의 짧은 기간에 대해서도 “제도적이고 지속적인 당의 쇄신과 변화를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차기 지도부가 해 나가는 것이 맞다”며 “그렇게 해야 전체 당원의 뜻과 국민의 뜻이 반영된 지도부가 구성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본격적인 쇄신은 다음 지도부에 유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비대위원이 대체로 온건파로 구성된만큼 정치권에서는 비대위가 당내 혁신과 쇄신을 주도하기 보다는 오는 8월 전당대회 전 당권 경쟁을 조율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