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허심탄회한 원구성 협상 회동을 제안했으나, ‘이재명 살리기’를 위한 정략적 협상이라는 권 원내대표의 발언에 협상을 전면 취소했다.

박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오늘 중 국회 원구성 관련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위해 야당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여야 대표의 회동을 제안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같은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내일을 바꾸는 미래전략 2024’ 행사에 참석해서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이) 계속 원구성과 관계 없는 조건을 붙인다”며 “첫번째가 뭐냐면 우리가 검수완박법 통과 시 안건 조정위원회와 법사위, 본회의 그런 불법 통과에 대해서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하고 헌법소원을 제기했는데 이를 취하해달라고 한다. 자신들이 떳떳하면 왜 취하하라고 하냐”고 주장했다.

이어 “두번째는 대선 과정에서 고소·고발사건에서 취하를 하라고 하는데, 전부 이재명 후보 관련된 것이다. 이 후보 살리기 위해서 취하하라고 정략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검수완박 국면에서 사개특위를 일방적으로 통과하고 명단 제출해서 운영하자고 한다. 원구성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조건을 요구하면서 갈등상황 계속해서 지속 시키고 있다”고 민주당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젯밤 많은 고민 끝에 협상의 끈을 놓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중 권 원내대표를 만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오늘 기사 보니 얼토당토않은 발언을 하셨다”며 “이 살얼음 판 같은 협상 과정에서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고소고발을 취하하길 요구했다’ ‘이재명 살리기를 위해 전략적으로 협상을 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이게 협상 상대로서 할 말이냐”며 “이렇게 말하는 게 집권여당으로서 원당한 자세냐. 야당이 노력하는데 없는 사실로 공격하는 것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티끌만한 진정성이라도 있으신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고소고발 취하 건과 관련해 그는 “천안함 추모 행사에서 제 옆자리에 계셨던 이준석 당대표가 대선 때 고소고발 사건들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해서 이것은 원내대표의 업무가 아니라 당내의 일이라고 답한 것이 전부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비상대책위원회 후 기자들의 질문에 “권 원내대표가 어제 협상과정에서 제가 이재명 의원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해 줄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하는데 전혀 그런 적이 없다”며 “이재명이라는 이름조차 거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야기한 것은 원구성 조건과 무관하게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양 당이 정치적으로 고발 한 것들이 있으니 이것은 서로 신뢰회복 차원에서 취하 하는 것이 어떠냐고 의사를 타진 한 적 있다”며 “그에 대해 상대 수석도 선거 끝나면 늘 그래 왔지 않냐며 공감도 표했다”고 설명했다.

진 부대표는 “신뢰회복 차원에서 서로 취하 의사를 타진한 것 뿐이지 원구성 협상 조건 같은 말은 단 한번도 나눠본 적 없고 상대 측에서도 기본 조건이라고 의식한 적이 없다”며 “여야 관계 회복을 위해 했던 이런 이야기들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고 공개되고 폭로되는 것에 분노한다. 권 원내대표가 즉시 발언을 취고하고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