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한세엠케이는 최근 한세드림 흡수합병을 마무리 지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한세엠케이는 최근 한세드림 흡수합병을 마무리 지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세예스24그룹의 패션부문 계열사인 한세엠케이가 계열사 한세드림 흡수합병을 마무리 지었다. 아울러 TBJ와 앤듀 브랜드를 정리하기로 결정하며 대대적인 ‘환골탈태’에 나선 모습이다. 취임 이후 줄곧 이어진 적자로 체면을 구겼던 오너일가 2세 김지원 대표가 시급한 ‘명예회복’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한세드림 품고 TBJ·앤듀 접는다

한세엠케이는 지난 5일 계열사 한세드림 흡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한세엠케이는 한세드림을 품고 새롭게 출범하게 됐다.

한세엠케이는 지난 4월 한세드림 흡수합병을 추진하고 나선 데 이어 지난 5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을 의결한 바 있다. 다만, 한세엠케이는 주식매수청구권과 관련해 흡수합병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휩싸이기도 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총 지급 대금이 50억원을 넘길 경우 합병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한세엠케이는 이러한 우려를 뒤로하고 한세드림 흡수합병을 무사히 마무리 지었다. 한세엠케이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지급한 대금은 30억원으로 나타났다.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은 모두 패션사업을 영위 중인 곳이라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넓다. 한세엠케이가 TBJ·앤듀·버커루·NBA 등 20·30대를 겨냥한 브랜드 및 스포츠 브랜드를 운영 중이고, 한세드림은 컬리수·모이몰른·플레이키즈 등 유아동 브랜드를 운영 중인 것 정도가 차이다. 

이에 따라 합병 시 각종 시너지 효과와 효율성 증대가 기대된다는 게 한세엠케이의 입장이었다. 한세엠케이는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생산과 유통, 마케팅 전반을 효율적으로 통합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포트폴리오도 대대적으로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포트폴리오 재정비 측면에선 눈길을 끄는 커다란 변화가 단행된다. 한세엠케이는 TBJ와 앤듀 브랜드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매출 감소 및 누적 적자가 해당 브랜드들을 접는 이유다. TBJ와 앤듀는 1세대 캐주얼 브랜드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만큼, 한세엠케이의 이 같은 조치는 ‘극약처방’으로 풀이된다. 한세엠케이는 두 브랜드에 투입됐던 역량을 성장세가 높은 유망 브랜드군으로 재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8년부터 실적 내리막길에 접어든 한세엠케이는 2019년 2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019년 말 오너일가 2세 막내 김지원 대표가 새롭게 수장 자리에 앉아 반등을 도모했으나 이내 코로나19 사태라는 악재가 덮쳤다. 결국 한세엠케이는 2020년과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2,000억원대에 그쳤고, 적자행진을 끊지 못했다. 한세엠케이가 한세드림 흡수합병,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비 등 큰 폭의 변화를 단행하고 나선 배경이다.

한세엠케이의 재도약 성공 여부는 무엇보다 김지원 대표의 ‘명예회복’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초고속 승진을 거쳐 수장 자리에 오른 김지원 대표는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지금까지 이렇다 할 경영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경영 능력을 향한 물음표를 키우고 있다. 

만약 한세엠케이가 합병 및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비 이후에도 흑자전환 등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김지원 대표는 대내외 리더십이 더욱 위축될 뿐 아니라, 후계자로서의 명분 및 입지가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다.

김지원 대표는 이번 합병과 관련해 “패션업계 각 분야에서 역량과 정통성을 갖춘 두 회사가 하나가 돼 ‘제2의 날개’를 함께 펼치게 됐다”며 “이번 합병이 고객과 주주, 협력사, 임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성과로 기록될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기울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지원 대표가 한세엠케이의 환골탈태와 함께 명예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