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로베르토 렘펠 신임 사장이 취임한 한국지엠이 노사갈등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엠
지난 6월 로베르토 렘펠 신임 사장이 취임한 한국지엠이 노사갈등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한국 사업장의 미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임직원, 협력사, 그리고 이해관계자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난 6월 새롭게 취임한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이 밝혔던 일성이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한국지엠은 여러모로 아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1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투표는 오는 17일까지 진행되며, 가결될 경우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후 중노위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한국지엠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통상적인 전례에 비춰보면, 한국지엠 노조는 이러한 절차를 거쳐 조만간 파업을 위한 준비를 마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지엠 노조의 이러한 행보는 어김없이 난항을 겪고 있는 임단협 때문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6월 23일부터 지난 10일까지 11차례 교섭을 이어왔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임금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국내에서의 전기차 생산 여부를 두고 뚜렷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국내에서도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한국에서 판매할 전기차는 모두 수입 방식으로 들여오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민감한 사안이 핵심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추락을 거듭해온 판매실적 또한 여전히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렘펠 사장 취임 첫 달인 지난 6월 한국지엠은 내수시장에서 4,433대, 수출 2만2,255대 등 총 2만6,688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인 5월에 비해 무려 70% 증가한 수치였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땐 0.7% 소폭 감소한 수치였고, 특히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22.8% 하락하면서 뚜렷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이어 7월에는 내수시장에서 4,117대, 수출 2만1,949대 등 총 2만6,066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6월과 반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35.7% 증가했으나, 직전인 6월에 비해선 2.3% 감소한 판매실적이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지엠은 수출이 대체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체 판매실적도 전년 수준을 회복해나가고 있지만, 내수시장에서의 부진 등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처럼 한국지엠은 렘펠 사장 취임 이후에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전임인 카허 카젬 전 사장 시절의 악순환을 이어가고 있는 렘펠 사장이 한국지엠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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