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지 대략 일주일 만의 일이다. 당내에서는 다양한 시기가 언급되고 있는데, 해당 시기는 모두 이준석 전 대표의 재출마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주 위원장은 지난 21일 KBS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개최 시점에 대해 “이번 비대위는 정기국회가 끝나고 나서 전당대회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나 당원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연말 12월경에 전당대회를 시작하면 1월 말이나 2월쯤에 아마 새 지도부가 뽑힐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입장에서 집권 첫해 정기국회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정기국회는 9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다. 

◇ 연내 지도부 선출 vs 연초 지도부 선출

이에 당권주자 중 한명인 김기현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당의 비상상황을 해를 넘기면서까지 해소하지 못해 새해 벽두 새 출발 때에도 여전히 비정상 상태를 지속한다면 자칫 국정 동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연내 지도부 선출을 마쳐야 한다고 반발했다. 

전대 시기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는 시기에 따라 당권주자별로 유불리가 나뉘기 때문이다. 일단 김 의원의 경우, 지난 대선 당시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다져놓은 조직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대가 빠를수록 유리하다는 게 여권 내 해석이다. 

그리고 전대 개최 시점이 연말이 될 경우 잠재적 당권주자로 분류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나 권성동 원내대표는 출마가 어려워진다. 정 부의장은 오는 12월에 임기가 만료되고, 권 원내대표는 내년 4월까지가 임기다. 여기서 전대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전 의원 등도 당권주자로 합류할 수 있다. 또 내년 1월이면 이 전 대표의 징계도 끝난다. 이러니 연내에 전대를 개최한다면 김 의원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줄어든다는 이점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국정감사 이후 연내에 전대를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기국회를 제대로 치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이는 안 의원이 대선 이후 입당하면서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게 여권 안팎의 견해다. 안 의원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당내 의원과 충분히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전대 개최의 정확한 시점은 오는 25일부터 1박 2일간 진행될 의원 연찬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주 위원장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가처분 문제라든지 불확실한 요소가 제거 됐을 때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준석, 차기 전대 출마 가능할까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는 △9월말~10월초 △국정감사(10월 24일) 종료 직후 △12월 말~내년 1월초 등 전대 개최 시기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주 위원장이 언급한 시기는 12월 말이다. 정기국회, 국정감사, 2023년 예산 처리 등을 마치고 당권 경쟁에 들어가는 것이 정부의 국정과제 수행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 모든 시기는 이 전 대표가 전대 재출마를 할 수 없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7월 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는 내년 1월까지 당원권이 정지된다. 연내 전대를 할 경우 이 전 대표는 등록이 어렵다. 이 전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적임자가 없으면 다음 전대에 출마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비대위에서 이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대위원인 전주혜 의원은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당대표 선출 과정이 40일에서 50일이 걸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 등록 시점”이라며 “전당대회 시기가 1월 말, 2월 초라고 가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후보 등록은 12월이기 때문에 이 전 대표의 출마는 물리적으로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 측은 전대에서 친윤석열계에 대항하기 위해 ‘책임당원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당원 가입 독려 배경에 대해 “대한민국에 윤핵관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며 “윤핵관들에 대해서 적극적인 견제 조치가 있지 않으면 이 당 또는 국가가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은 국민들이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다음 전대 출마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이번에 전당대회를 통해서 지도부가 들어선다 하더라도, 지금 이 꼴로 해서 총선 때까지 그 지도부가 공천한다는 보장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추후 새 지도부가 들어서도 ‘윤핵관’들로 인해 흔들릴 것이라고 꼬집은 셈이다. 아울러 이는 이 전 대표가 새 지도부가 들어설 경우 어떤 행보를 밟을지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