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정부의 야당 탄압을 지적하며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데 총력을 다 해도 부족할 시점에 국가 역량이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소진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이 마침 10월 유신 쿠데타 날인데, 절대 권력은 절대 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온 것”이라며 “국민의 삶을 팽개치고 정치적인 탄압에 소진하는 것은 권력의 본래 역할을 져버리는 것이어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반드시 주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정부가 ‘경제는 시장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는 태도로 오불관언의 자세를 취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약을 먹기보다는 고름이 곪아 터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면 더 큰 고통 더 큰 위험이 도래하게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내주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것과 관련해 “본격적으로 예산 입법 국회가 시작된다”며 “민생 경제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며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한 번 더 말하지만 내버려두면 나아질 것이라는 말은 무능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야 시장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정부의 민생위기 대응을 위한 적극 방안을 촉구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10월 유신 쿠데타 날은 지난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위헌적 계엄과 국회해산 및 헌법정지 등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특별선언을 발표한 것을 말한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헌법을 유신 헌법으로 개정하면서 대통령이 국회의원의 3분의 1과 모든 법관을 임명하고, 긴급조치권 및 국회해산권을 가지며 임기 6년에 횟수의 제한 없이 연임할 수 있도록 했다.

박정희 정권은 유신 체제를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선전했으나 학생, 언론인, 야당 정치인, 종교인 등을 중심으로 유신에 대항했다. 유신체제는 1979년 10월 26일 최측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 전 대통령을 총격 살해하면서 종말을 고했다.

이재명 대표가 이를 언급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초헌법적인 국가긴급권을 발동해 헌법을 정지시키고 유신 헌법을 도입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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