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천 차출론이 거세다. 한 장관의 ′신선한 이미지′에 기대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평가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인물이 없는 국민의힘의 ′위기감′이 결국 한 장관 차출론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뉴시스
국민의힘 내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천 차출론이 거세다. 한 장관의 ′신선한 이미지′에 기대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평가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인물이 없는 국민의힘의 ′위기감′이 결국 한 장관 차출론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2024년 총선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 장관이 직접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섰음에도 당내에서는 ‘새로운 바람’을 이유로 한 장관의 출마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당내 목소리가 사실상 총선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당내 위기감을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19일 국민의힘 내에선 한 장관의 출마설을 종용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개인적으로 총선 즈음에는 한번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저는 가급적 총선에 참여해서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데 도움을 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 장관의 출마설은 전날(18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언급하며 본격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유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통령 지지율이 40% 이상 안정적인 지지세를 받고 국정운영에 있어서 대통령실 운영, 각 행정부처 운영이 자리를 잡는다면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한 장관이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현재 그런 생각이 없다”며 출마설을 부인했음에도 당내 목소리는 오히려 더욱 힘을 받는 모양새다.

당내에서 연신 출마 가능성이 회자되는 데는 그가 가진 ‘선명한 이미지’가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데다 더불어민주당의 ‘집중 견제’에도 논리적으로 대응한 모습을 통해 보수 진영은 물론 중도층에게도 ‘소구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유 의원은 앞서 라디오에서 “국민적으로 보면 한동훈 장관이 갖고 있는 안정감과 명쾌한 논리 이런 것들이 국정운영 지지에 상당히 영향력을 주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렇다 보니 당은 한 장관의 ‘긍정적’ 이미지를 활용해 차기 총선 구도를 유리하게 끌고 가고자 하는 기대감도 역력하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선거는 치어리더 같은 분이 나와 분위기를 확 이끌기도 한다”고 언급한 데 이어 조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총선에서는 어떤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인물’ 없는 국민의힘?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한 장관의 차출론 자체가 당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당내에서도 사실상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그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앞으로 총선 때 딱히 누구를 부각할만한 사람이 없다”며 “새로운 인물을 발탁해야 하는데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고, 외부에서 인물이 온다고 해도 검증된 유명인이 아니면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입장에선 그런 전략에서 한 장관이 딱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한 장관이 차출설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일각에서 이번 차출론 자체가 ′윤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사실상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은 ‘공동 운명체’적 성격이 강하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질 경우 당이 기대한 한 장관의 ‘효과’도 사실상 기대에 못 미칠 수밖에 없다. 박 평론가는 “윤석열 정부가 완전히 망가질 땐 윤석열이 미우면 한동훈도 미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치 참여의 다음 스텝으로 ‘검증의 시험대’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도 관건이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한 장관이) 기대는 받고 있지만 정치력이 아무것도 검증이 되지 않았다”며 “정치권에 발을 들이는 순간 혹독한 검증의 칼날 위에 올라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단히 위험스러운 모험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걸 이겨낼 정치력과 의지를 갖고 있느냐가 큰 문제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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