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내년 1월 규제지역 추가 해제 발표 시사… 서울 포함 가능성↑
전문가 “서울, 해제하더라도 시장 회복 어려워… 강남 3구 포함돼야 일부 효과 거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최근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시사했다. / 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최근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시사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달 서울 및 경기 과천‧성남(분당‧수정)‧하남‧광명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정부가 내년에도 추가 규제지역 해제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기존 규제지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여전히 하락 추세를 유지하자 부동산 경착륙을 막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서울을 규제지역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냉각기를 맞고 있는 현 부동산 시장이 반전할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정부가 서울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내년 1월 추가 규제지역 해제 발표”

지난 21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 관계기관은 ‘2023년 경제정책 방향’을 합동으로 발표했다. 이때 정부는 “주택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규제지역을 연초에 추가 해제하겠다”고 시사했다.

이어 같은 달 25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투기지역 등 조정지역에 관해서 아직 일부 규제가 묶여 있는데 이런 부분에 관한 해제 조치는 내년 1월달 발표할 예정”이라며 해제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추경호 장관 발언 이후 부동산 업계는 그동안 보루로 여겨졌던 서울이 내년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지금까지 수 차례 규제지역 해제를 발표했지만 서울은 항상 제외됐기 때문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 서울이 포함될 경우 냉각기를 유지하고 있는 현 시장 상황이 상승세로 반전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94를 기록한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월 74.5까지 급락한 상태다. 

서울의 경우 같은 시기 89에서 67.2까지 내려갔고 수도권은 91.6에서 69.5, 5대광역시는 92.5에서 72.6, 지방 96.1에서 79까지 각각 하락했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조사 및 온라인 설문을 통해 수치화한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주택 매수자가 매도자에 비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100 이하는 매수자가 적고 매도자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즉 현재 아파트 시장에서는 집을 사려는 사람보단 내놓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2년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1.37%로 지난 10월 -0.77%와 비교해 하락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1.02%→-1.77%), 서울(-0.81%→-1.34%), 지방(-0.55%→-1.01%), 5대광역시 등도 모두 하락폭이 확대되는 등 올해 들어 시작된 집값 하락세는 좀처럼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내년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언급한 가운데 서울이 해제 대상에 포함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내년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언급한 가운데 서울이 해제 대상에 포함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뉴시스

◇ 전문가들 “추가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 서울 포함돼도 시장 상황 변화 없을 것”

추가 규제지역 해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해제 대상에 서울이 들어가더라도 현 시장 상황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서울을 규제지역에서 추가 해제한다고 해도 대세에는 큰 영향을 못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정부가 순차적으로 규제지역을 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가격 동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현재 금리인상에 따른 고금리, 경기침체 우려, 아직까지 높은 부동산(아파트) 가격 등으로 수요층의 구매력이 감소한 상황에서 규제지역 추가 해제는 시장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만일 강남까지 포함해 서울 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된다하더라도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례로 정부의 재건축 진단 완화 발표 등에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 단지의 가격 하락 추세에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주머니에 100만원만 가진 상황에서 2억원짜리가 1억원까지 내려갔다고 하면 누가 집을 사려 하겠나, 그나마 1,000만원 정도 있어야 대출 등을 통해 구매를 고려해볼 것”이라며 “정부는 과거 부동산 가격 급등 시기나 급락 시기에 이전 정부들이 각종 대책을 발표해도 소용없었던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을 상승세로 전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시장 경착륙을 막고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규제완화에 나선 것”이라며 “서울을 규제지역에서 추가 해제해도 별다른 효과는 거두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작년 하반기 이후 금리가 빠르게 오른 상황에서 내년 역시 한두 차례 금리인상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자산 보다 고물가를 잡는게 주요 목표인 한국은행이 내년에 금리를 올렸으면 올렸지 내릴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뒤이어 “이창용 한은 총재가 내년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0%에 수렴하기 위해 내년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며 “여러 요건을 고려해 볼 때 강남을 포함한 서울이 추가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 속하더라도 시장 흐름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추가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 서울이 들어가더라도 강남 지역 포함 여부에 따라 정책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센터 부동산팀장은 “정부가 서울을 추가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 포함할 경우 서초·송파·강남 등 이른 바 ‘강남 3구’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정책 효과가 다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때와 마찬가지로 규제지역 해제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강남을 제외한 서울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한다면 실제 거두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강남 3구’를 포함해 한 번에 서울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푼다면 세제완화 때처럼 시장 내에서 일부 매물이 해소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즉 관건은 ‘강남 3구’의 규제지역 해제 여부인데 그동안 정부는 규제완화 과정에서 ‘강남 3구’를 제외해 추가 여지를 남긴 사례가 있어 내년 규제지역 해제 때에도 ‘강남 3구’를 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3년 경제정책 방향
2022.12.21 기획재정부
2022년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
2022.12.15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2022.12.28 한국부동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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