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일 오전 부산 연제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일 오전 부산 연제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2023년 신년사가 공개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무공감‧무책임한 신년사라고 질타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윤석열 대통령만 혼자 다른 하늘 아래 있는 것인지 공허하기 짝이 없는 신년사로 국민을 두 번 우롱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장 하루하루가 힘든 민생에 대해 단 한마디 언급조차 없는 무공감, 무책임, 무대책 신년사였다”며 “직면한 복합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 대안 없이 국민적 합의부터 이끌어내야 할 중요한 3대 개혁을 제목만 나열하면서, 통합과 협치가 아닌 법치만 강조했다”고 우려했다.

또한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새해 벽두부터 북한이 또다시 도발을 이어가는 한반도 상황을 풀어갈 대원칙도 내놓지 못했다. ‘일전을 불사한다는 결기로 적 도발에 확실하게 응징한다’는 엄포 뿐”이라며 “새해 소원으로 평화 먼저 빌었다는 분들이 계실 만큼, 윤석열 정부를 지켜보는 국민 불안은 상상 그 이상이다. 말 폭탄으로 군사적 긴장감만 끝없이 높인다면, 그 끝은 정말 전쟁이다. 중요한 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지, 국민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무모한 도박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일방통행식 낭독’에 불과한 신년사 형식도 너무나 실망스러웠다”며 “새해 첫날부터 역대 모든 대통령이 집권 초기 진행했던 신년 기자회견도 거부한 채 오만과 독선, 불통과 아집의 국정운영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를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언론인 앞에 자주 서겠다. 질문 받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소통을 명분으로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겼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난 셈”이라며 “집권 2년 차, 제발 올해부터라도 아집을 접고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 전체를 통합하는 리더십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 또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권에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의지도 해법도 찾아볼 수 없다. 복합 경제 위기에도 민생 대책이나 위기 극복 해법은 없이 오직 ‘3대 개혁’만 외친다”며 “노조를 때려잡으면서 노동자에게 장시간·저임금 노동을 강요하면 민생경제가 나아지느냐. 권위주의 시대의 ‘국민정신교육’을 되살려 국민 일치단결로 위기 극복을 하겠다는 것이냐. 노인부부 기초연금 감액 반대를 외면하면서 연금개혁을 외치는 저의는 또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민생경제위기의 극복은 국민의 삶을 보듬는 국가 역할을 되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고장 난 레코드처럼 ‘3대 개혁’만 외치지 말고, 민생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분명한 의지와 청사진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앞서 윤 대통령은 1일 대통령실 참모진만 배석한 가운데 9분20초가량 신년사를 낭독하는 것으로 국민을 향한 새해 인사를 전했다. 질의응답은 물론 출입기자의 참석조차 없이 진행됐다. 이례적으로 새해 기자회견은 없었지만 ‘조선일보’와 별도의 신년 특집 인터뷰를 가졌다.

신년사에서 윤 대통령은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면서 노사 및 노노관계의 공정성을 확립하고 근로 현장의 안전을 개선하겠다. 직무 중심, 성과급 제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과 귀족노조와 타협해 연공서열 시스템에 매몰되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역시 차별화할 것”이라며 노동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경제 정책에서는 수출을 강조하고, 정차‧사회에서는 3대 개혁을 강조했다. 연일 도발을 감행하는 북한에 대한 대북 정책이나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야권은 “하나마나한 이야기”라며 혹평을 내놨지만, 여당에서는 “윤 대통령의 신년사를 두고 꼬투리 잡기에 여념이 없다”며 역공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비전과 해결을 위한 노력에 트집잡기로 일관하며 그 어디에도 민생과 경제를 위한 협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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