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규제지역 해제 및 중도금 대출 허용 등 맞물려… 주변 대비 낮은 분양가도 영향”

둔촌주공이 최근 실시한 예비당첨자 계약과정에서 전용 59㎡ 및 84㎡ 주택형이 모두 완판됐다. / 뉴시스
둔촌주공이 최근 실시한 예비당첨자 계약과정에서 전용 59㎡ 및 84㎡ 주택형이 모두 완판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이른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에서 예비당첨자를 상대로 계약을 진행한 결과 국민 평형(전용 84㎡)이 완판됐다. 중도금 대출 한도 폐지 등 정부의 규제 완화와 주변 대비 낮은 시세에 따른 효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예비당첨자를 상대로 계약을 진행 중인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에서는 일반분양 물량 4,786가구 중 전용 59㎡ 1,488가구와 전용 84㎡ 1,237가구 모두 100% 계약을 완료했다. 

또한 중소형에 해당하는 29㎡, 39㎡, 49㎡ 주택형도 예상 외 계약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전용 59㎡와 전용 84㎡ 주택형 모두 계약률이 100% 완료한 것은 사실”이라며 “나머지 29㎡, 39㎡, 49㎡ 등 소형 평형의 계약률을 전면 공개할 순 없으나 기대 이상 괜찮은 수준이라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도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의 계약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건설업계 등의 정부의 규제완화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초 정부는 12억원 이하까지만 됐던 중도금 대출 규제를 폐지하고 올 3월부터 모든 분양주택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 아울러 중도금 대출보증 인당 한도 5억원도 없애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대부분 분양가가 13억원 이상을 넘는 84㎡ 주택형의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거주지, 주택 보유 요건 등이 사라지면서 다주택자들도 계약 가능해졌다.

이번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의 계약 호조와 관련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미국 금리인상 숨고르기와 국내 규제지역 해제, 15억원 초과 대출허용,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서울 일부지역에서 급매소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에 비해 청약경쟁률이 낮아지고 미분양은 늘어났지만 물가상승에 따라 분양가 부담이 쉽게 낮아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인기·대기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오히려 분양을 선호하는 현상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주변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도 이번 계약 호조에 한몫 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분양가상한제 주택은 조합원(시행사)과 시공사의 마진이 최소화된 상품이므로 기간 문제일뿐 결국 모두 팔리게 돼있다”며 “즉 분양가격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분양가가 모든 키를 쥐고 있고 입지, 교통, 교육 등의 요건은 그 다음 고려할 대상이다”라며 “외곽지에서도 주변시세 대비 수억원 싼 경우 모두 팔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으면 다 싸게 나온다”면서 “다만 (둔촌주공의 경우)최초 분양가와 비교해 비싸져서 불만이 있었던 것”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가 올해 1월말 발표한 ‘주택통계(2022년 12월)’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총 6만8,107호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5만8,027호 대비 17.4%(1만80호↑)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당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악성에 해당한다”며 “일반 미분양 물량이 늘었다고 해서 모두 주택시장 위기로 볼 필요는 없다. 현재 특정 (미분양)물량을 정부가 떠앉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한 대형건설사가 미분양 적체 및 높은 금융비용 등으로 울산 주상복합 단지의 시공권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 내 미분양에 대한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때문에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 사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향후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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