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검증 대상 금액 1조1,380억원 중 9,750억원 검증에서 제외
시공사업단 “이미 조합과 변경 공사비 적용된 계약 체결… 공사 중단 無”
조합 “중간 점검 결과일뿐 재검증 위해 시공사업단과 대화로 문제 해결”

최근 일반분양을 마친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의 공사비 증액 이슈가 재점화되고 있다. / 뉴시스
최근 일반분양을 마친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의 공사비 증액 이슈가 재점화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최근 일반분양 완판에 성공한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의 ‘공사비 증액’ 문제가 또 다시 이슈로 등장했다. 

공사비 증액 관련 검증에 나선 한국부동산원이 일부 금액만 검증을 마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시공사업단과 조합간 합의가 필요하다며 검증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1년 전인 작년 4월 공사중단 사태 때처럼 양측 간 갈등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제기했다.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시공사업단과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 조합(이하 ‘조합’)은 조만간 만나 공사비 증액 이슈에 대해 논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부동산원, 공사비 증액분 1조1,380억원 중 1,630억원만 검증 통보

앞서 지난 2020년 6월 옛 조합 집행부는 시공사업단과 전체 공사비를 2조6,708억원에서 3조2,294억원으로 5,586억원으로 늘리는 계약을 맺었다가 두 달 뒤 조합원들에게 해임당했다.

시공사업단은 원자재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 증액을 지속 요구했으나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작년 4월 중순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는 공정률 52% 상황에서 공사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이후 공사 재개를 위해 십여차례 만나 논의한 시공사업단과 조합은 같은 해 8월 서울시가 마련한 중재안에 합의하면서 공사는 재개됐다. 당시 서울시 중재안에는 공사비 증액분을 기존 계약 시점 기준으로 한국부동산원에 재검증 신청 후 그 결과에 따라 계약을 변경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에 논란이 된 이슈는 작년 4월 공사 재개 이후 발생한 공사비 증액분 1조1,380억원에 대한 부분이다.

작년 8월 양측은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증액분 1조1,380억원에 대한 검증을 의뢰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부동산원은 공사비 증액분 중 1,630억원만 검증 가능하고 나머지 9,750억원은 검증에서 제외했다는 내용의 검증 중간결과를 조합과 시공사업단에 통보했다.

이로 인해 항간에서는 양측간 공사비 갈등이 2022년 4월 공사 중단 사태 때처럼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어린 시선을 보냈다.

지난해 4월 시공사업단과 조합간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의 공사가 중단됐다. / 뉴시스
지난해 4월 시공사업단과 조합간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의 공사가 중단됐다. / 뉴시스

◇ 시공사업단 “특이점 발생하지 않는 한 공사 중단 사태 없어”

시공사업단 관계자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한국부동산원이 검증을 제외한 항목은 △분양지연에 따른 추가금융비용 △물가 상승분 △중단기간 및 공사재개에 따른 손실비용 등으로 해당 기관의 검증 영역이 아닐뿐 공사를 재개하고 수행하기 위해 명백히 투입된 비용”이라고 해명했다. 

뒤이어 “시공사업단과 조합은 변경 공사비에 합의를 하고 이미 변경계약을 체결한 상태”라면서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공사가 다시 중단될 일은 없을 것이며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노력할 방침”고 강조했다.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작년 8월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합의문 제5조(검증)에 의거해 증액 공사비 검증을 한국부동산원에 의뢰하기로 합의(상세 검증기준 포함)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 공사도급 (변경)계약서를 통해 증액된 공사도급 내용·금액을 양측이 확인하고 합의문 제4조(기타)에 근거해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불가·유보·미대상 등의 항목은 시공사업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기로 조합 총회 결의 후 계약 체결했다는 게 시공사업단측 설명이다. 

◇ 조합 “공사비 증액 합의 사안 계속 논의 중… 전체 일정 문제 없을 것”

박승환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 조합장은 “한국부동산원이 보낸 검증 의견은 중간 결과로 아직 최종적인 입장은 아니다”라며 “조합은 기본적으로 한국부동산원에서 전체 추가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검증해 주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말 한국부동산원이 중간 결과를 전달하면서 전체 금액 중 일부만 검증하고 나머지 금액은 당사자간 합의·중재를 하라는 의견을 보낸 것은 맞다”며 “현재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증액 검증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금일 양측 관계자가 만나 검증 제외 금액 중 1차 개별 항목을 가지고 논의를 진행했다”며 “아직 의견을 좁히거나 한 상황은 아니지만 양측이 대화로 문제를 풀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승환 조합장은 “검증에서 제외된 공사비 증액분에 대해 언제까지 합의안을 도출하자는 등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오는 2024년말까지 공기가 많이 남았고 이달 11일까지 조합원 분양 계약을 마칠 예정인데다 공사대금도 제때 지급하는 등 사업이 정상화된 관계로 작년 4월과 같은 파국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사비 증액에 대해 양측이 조금씩 다툼이 있더라도 전체적 일정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상호간 원만히 공사비 증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원자재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공사비 증액을 두고 건설사와 조합간 갈등이 늘고 있는 추세다. / 뉴시스
최근 원자재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공사비 증액을 두고 건설사와 조합간 갈등이 늘고 있는 추세다. / 뉴시스

◇ 한국부동산원 “양측간 합의 마친 뒤 재검증 의뢰시 추가 검증 나설 예정”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비밀유지 조항상 세부적인 내용을 알려주긴 어렵지만 검증에서 제외된 9,750억원은 사법적 판단이 요하는 등 조합과 시공사업단간 합의가 필요한 금액적 부분과 금리 반영이 필요한 금융비용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증 의뢰에 앞서 양측간 선 합의가 필요했음에도 합의 없이 검증 의뢰부터 한 사안”이라며 “일부 보도처럼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한 게 아니고 최초 접수 때부터 9,750억원에 대해서는 검증이 어렵다고 밝혀 양측 다 알고 있던 사항”이라고 부연했다.

또 “양측이 합의를 마친 상태에서 재검증을 외뢰하면 다시 검증에 나설 방침”이라며 “예상되는 검증 완료 일정이나 검증 가능 금액 등은 양측이 다시 제출한 자료를 받아본 뒤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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