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중간요금제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제시됐다. 5G 중간요금제는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으로 제시된 바 있다. / 뉴시스
5G 중간요금제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제시됐다. 5G 중간요금제는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으로 제시된 바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정부가 통신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방안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방안 중 하나로 5G요금제가 이동통신사별로 차이가 없다면서 5G중간요금제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통신3사간 소통이 부재했다는 논란이 일었지만 일단 통신업계는 5G중간요금제 출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 정부 “통신사들 요금제 차이 없어”… 또 다시 5G중간요금제 출시 압박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일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TF회의를 실시했다. 5G중간요금제는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제시됐다. 5G중간요금제는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으로 제시된 바 있다. 이는 통신시장 경쟁 촉진 TF 안건에 포함됐다.

이번에 논의되는 5G중간요금제는 40~100GB 구간 요금제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5G 시니어 요금제를 도입할 것을 이동통신사들에게 요구했다.

정부는 정권 초부터 5G중간요금제 문제를 다뤘다. 당시 5G 요금제 구간은 10GB 수준 다음이 바로 100GB가 넘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8월 통신3사는 정부와 협의를 통해 SKT는 24GB, KT는 30GB, LG유플러스는 31GB 5G요금제를 출시했다. 30GB는 5G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보다 많다.

과기정통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5G 스마트폰 이용자는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019년 12월 27GB △2020년 12월 26GB △2021년 12월 26GB △2022년 12월 27GB로 나타났다. 5G 스마트폰은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일정하게 유지됐다.

평균 데이터 사용량 수준의 5G 요금제가 이미 있지만 정부는 이용자들의 요금제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다시 40GB 이상 구간의 요금제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통신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고 이용자들의 통신요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통신사들의 요금제는 가입한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면 그보다 느린 속도로 인터넷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전에 데이터 초과사용 시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은 덜었다. 정부는 여기에 5G요금제 선택지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통신사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통 부재 논란이 일었지만 통신업계는 중간요금제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 A씨는 “통신사들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알려진 부정적인 분위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금제를 이용 패턴에 맞게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통신사도 신경 쓸 문제다. 정부 제안이 합리적이면 당연히 검토해서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 B씨는 “소통이 부족했던 것은 맞다. 중간요금제가 왜 필요한지 논의하는 것이 충분하지 않았다. 정부가 업무보고에서 중간요금제를 마련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이후 논의가 진전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 획일적인 요금제 출시 전망… 경쟁 활성화 효과 글쎄

통신업계에 따르면 요금제는 각 통신사의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에 따라 설계된다. 정부의 지침은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요금제를 강제할 수단이 있느냐고 묻자 B씨는 “정부는 규제기관이라서 요금제를 승인 안할 권한은 있다. 통신사에게 요금을 만들어서 제출하라는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정부의 지침에 의해 요금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통신사와 차이 있게 만들라고 지침을 줄 수는 없다”고 답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TF’를 구성, 정부 주도로 중간요금제와 시니어 요금제를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정부가 원하는 것에 맞추면 획일적인 요금제 상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A씨는 요금제 설계에 대해선 “요금제는 고객의 소비 패턴을 반영해 만든다”면서 “국민들은 통신사가 달라도 비슷한 통신 서비스와 비슷한 단말기를 이용한다. 유사한 패턴의 요금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 통신사들이 담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노인을 위한 5G 시니어 요금제는 통신3사 중 LG유플러스만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5G중간요금제와 더불어 3월에 SKT와 KT가 5G시니어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LG유플러스만의 상품이 아니게 된다. 더욱 획일적인 요금제 상품이 마련될 우려가 있다.

5G 중간요금제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와는 상관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B씨는 “통신비 인하를 내세우면 경쟁 활성화가 될 수 있겠는데, 정부 주도의 상품이 경쟁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2년 12월말 기준)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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