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신시장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알뜰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다.  /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뉴시스
최근 통신시장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알뜰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다.  /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알뜰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과거엔 나이든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유가 뭘까. 

◇ “비싸진 요금제에 알뜰폰 부상”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 가입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개통된 알뜰폰 회선 수는 누적 1,363만3,057회선이며, 전체 이동통신 7,809만5,212 회선의 17%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 알뜰폰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15%의 비중을 보였었다. 알뜰폰은 매년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알뜰폰은 통신3사(SKT, LG유플러스, KT)로부터 망을 빌려 이용자들에게 저가의 통신요금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서비스다. 알뜰폰은 약정이 없어 자유롭게 가입 통신사를 바꿀 수 있다. 기기변경 없이, 쓰고 있던 휴대폰에 알뜰폰 유심만 바꿔 넣으면 1만원대의 월 요금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통신3사가 선보이는 일반 5G요금제는 6만원대 상품이 주를 이룬다.

알뜰폰에 대한 선호도는 최근 몇 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부터 알뜰폰 선호도가 증가하기 시작해 2022년에 LG U+ 선호도를 넘어섰다. 

알뜰폰 선호도가 통신사 브랜드 선호도를 따라잡은 건 2021년 하반기부터다. 당시 LG유플러스와 알뜰폰 브랜드 선호도는 11%로 동률이 됐고, 이후 알뜰폰이 역전했다. 2022년 하반기 기준 △SKT 38% △KT 15% △알뜰폰 13% △LG U+ 11% 순으로 선호도가 나타났다. 통신3사에 대한 선호도는 2020년 상반기 대비, 감소하거나 유지되는 수준이다. 

2020년을 기점으로 알뜰폰 선호도가 높아진 것에 대해 박경희 컨슈머인사이트 본부장은 “5G요금제가 도입되고 나서 통신3사의 요금이 올라갔다. 비싸진 요금제 때문에 알뜰폰이 부상하게 됐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져 입소문이 나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알뜰폰 인식 개선, 자급제폰 이용 증가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누적 알뜰폰 회선은 △5G 1.6% △4G(LTE) 91% △3G 7% 등으로 구성됐다. 알뜰폰 가입자 대부분이 LTE를 이용하고 있다. 고가의 5G요금제는 피하는 모습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박경희 본부장은 “알뜰폰 이용자들은 요금을 중요하게 여긴다. 단말기 가격이 비싸 자급제폰(자급제 단말기)을 구매하고 또 통신요금을 저렴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통화품질이나 데이터 품질이 비슷하게 인식되는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알뜰폰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알뜰폰 초창기에는 60대 이상 연령대가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 젊은 층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 컨슈머인사이트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알뜰폰 이용자 중 46%가 10대부터 30대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과거에는 젊은 층에서 알뜰폰을 ‘수준 낮은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왜 통신요금 때문에 알뜰폰을 사용하는가’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알뜰폰 이용자가 확대되는 배경에 자급제폰 이용 증가가 있다고 봤다. 자급제폰으로 알뜰폰 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용절감이 탁월하다는 설명이다. 쉽게 말해 약정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알뜰폰은 가입절차가 젊은 층에 특화돼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 사무총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돼 젊은 층들은 모바일로 쉽게 가입하고 유심을 구매할 수 있다. 오히려 고령층 등 디지털에 소외된 사람들이 알뜰폰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 문제”라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에 알뜰폰이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통신3사 자회사의 알뜰폰 점유율이 높은 것은 시장 경쟁 활성화에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최근 과기정통부는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해당 TF에서는 정책 중 하나로 통신시장에 알뜰폰 비중을 확대해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TF는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망 도매대가 인하 △통신3사 자회사에 대한 알뜰폰 시장 점유율 규제 등과 관련해 오는 6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부 움직임이 통신3사 위주의 통신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3년 3월말 기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2023. 05. 04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알뜰폰, 갓성비로 상승세 지속...이용층도 젊어져

2021. 04. 06 컨슈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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