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KT는 구현모 대표이사가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 뉴시스
 지난 23일 KT는 구현모 대표이사가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국민연금의 문제제기로 KT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다시 진행된 가운데 구현모 KT 대표가 후보군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3일 KT는 3월 정기 주주총회가 구현모 대표의 마지막 일정이 된다고 밝혔다.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대표이사 선임절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KT 관계자는 사퇴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KT는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 대표이사 후보군을 모집한 바 있다. 18명의 사외 후보자들이 지원했다. 사내 후보군으로는 부사장 직급 이상인 사람 가운데 16명이 구성됐다. 사내 후보군에 구 대표가 있었다.

구 대표의 연임절차에 처음 제동을 건 것은 국민연금이다. 지난해 12월 구 대표 연임이 결정되자 국민연금은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발표했다.

더불어 최근 정부는 KT와 같이 대주주 없는 ‘소유분산기업’을 대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주가치 하락 상황에서는 기관투자자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으로, 국민연금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구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겪고 있다. KT 전직 임원이 국회의원들에게 불법후원금을 제공하는 과정에 구 대표가 명의를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검찰로부터 약식명령으로 1,500만원 벌금형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재판을 청구했다.

KT정관에 따르면 벌금형은 대표이사 결격 사유가 아니다. 지난 14일 KT 관계자는 “결격 사유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 해당된다”면서 “형량이 벌금형에 불과해 CEO 선임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의 후보군 사퇴에 대해 KT 관계자는 “이유는 모른다. 공식 자료 외에는 말씀 드릴 게 없다”고 답했다.

구 대표는 2020년 3월에 취임하고 디지코(DIGICO) 전략을 이끌어 오고 있다. 그러나 대표이사 선임 리스크 때문에 현재 KT 정책에 대한 신뢰가 어렵게 됐다.

KT 대표이사 인선 자문단은 오는 28일 명단이 공개된다. 이들은 후보자 자격 검증 및 후보자 압축 작업을 실시한다. 이후 후보자들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면접 과정을 거치고 이사회가 1인을 확정한다. 새 대표이사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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