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이사 후보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이 확정됐지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 뉴시스
KT 대표이사 후보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이 확정됐지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KT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기업인 KT 대표 선임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KT 대표이사 선임 리스크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나왔다.

◇ KT 대표 선임, 표 대결 양상… 정치권 압박 지속 

KT 정기주주총회 날짜가 오는 31일로 정해졌다. 이번 주총에서는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에 대한 대표 선임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최종 후보인 윤경림 KT 사장은 CJ 헬로비전 경영지원총괄(부사장), 현대자동차그룹 TaaS사업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향후 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표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3일 공시에 따르면 KT 최대주주는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8.53%)이다.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신한은행이 5.58% 지분을 차지해 KT 2대주주다. 현대자동차는 4.69%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공시된 신한은행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일 기준 신한은행 최대주주는 신한금융지주회사로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8.2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현대차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9월 30일 기준 지분 21.43%를 보유한 현대모비스다. 국민연금은 7.64%를 보유해 현대차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에서도 지분을 9.33% 보유해 2대 주주다. KT 소액주주 비율을 보면 지난해 9월 30일 기준으로 57.36%다. 국민연금에 의해 대표이사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있지만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윤경림 사장을 지지해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 또한 있다.

정부는 올해 주인 없는 ‘소유분산기업’을 대상으로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강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주가치 하락 상황에서 기관투자자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연금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소유분산기업으로 주요 대상이다.

정치권은 소유분산기업이 특정 카르텔에 휘둘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고 있다. 앞서 KT 대표 선임 면접심사 대상이 모두 KT출신으로 구성되자 지난 2일 박성중·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해 KT가 특정 카르텔의 손에 놀아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반복해서 ‘이권 카르텔’을 비판했다. 1월 26일 업무보고에서 “이권 카르텔은 공정한 시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대 추구행위”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카르텔 세력의 저항이 있다”며 각 부처에 “부당한 세력들이 규합해 국민을 힘들게 하는지 살피라”고 말했다.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축사에서도 카르텔을 언급하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기자들에게 해당 내용이 KT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소유분산기업은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KT 대표 선임에 대해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윤경림 사장은 정부정책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경림 사장은 최종 대표 후보가 된 이후 소감문에서 “주주총회까지 정부가 우려한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맞춰나가겠다”며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KT는 ‘지배구조개선 TF’를 구성해 △대표이사 선임절차 △이사회 구성 관련 사항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임 대표 후보가 확정됐지만 KT 주가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선임 리스크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 주가는 지난 8일 3만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1.95% 하락한 수준이다. 9일엔 소폭 반등세를 보였지만 최근 두 달간 KT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T 주가는 선임 리스크가 불거진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16% 가량 하락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KT에 대한 보수적 접근을 권고하고 있는 양상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0일 보고서를 통해 “7월까지 보수적 관점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대표이사 면접심사가 진행된 7일에는 “2023년에는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 어떤 시나리오로 가더라도 KT의 경우 신임 CEO 1년차 투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며 더욱 엄격한 의견을 냈다.

김홍식 연구원은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경우 주당 배당금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 “LGU+ 또는 SKT로 교체 매매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근거자료 및 출처

케이티-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2023. 03. 03 전자공시시스템

신한은행-투자설명서

2023. 03. 08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자동차 분기보고서

2022. 11. 14 전자공시시스템

KT 주가 현황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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