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전모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내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 대표 주변에서 이런 일이 지속되는 것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도 압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둘러싼 죽음의 그림자가 연속되고 있다”며 “섬뜩한 느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대표가 그동안 걸어왔던 과정에서 관계인이라 할 수 있는 많은 분이 계속해서 유명을 달리한다는 건 국민들께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전날(9일) 경기도 성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모씨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행정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이후엔 당선인 비서실장 및 도지사 비서실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아울러 경기주택도시공사 경영기획본부장, 사장 직무 대행을 지낸 바 있다. 전모씨는 최근 이 대표의 성남 FC 후원금 의혹 관련해 검찰을 수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측근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1처장을 비롯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 법인카드 의혹 관련 조사를 받던 남성에 이은 다섯 번째 사망이라는 이유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관련한 관계인들이 왜 이렇게 다섯 번째나 목숨을 버리는 결정을 하는지 이 대표의 입장을 좀 듣고 싶다”며 “본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왜 측근들이 저렇게 목숨을 버리는지 우리도 궁금하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라고 열을 올렸다. 그러면서 “검찰의 미친 칼날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검찰의 과도한 수사라고 하면 가혹행위나 고문이 있어야 과도한 수사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목숨을 버린 분들이 그런 주장을 한 건 없지 않나”라며 “수사 중 목숨을 버리는 경우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본인은 전혀 아닌데 억울해서 목숨을 버리는 경우가 있고, 자신이 말하면 딴 사람이 다치기 때문에 안고 가겠다는 경우가 있지 않겠나”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당장 이 대표가 이와 관련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데 힘을 실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 의혹과 관련된 주변인의 석연치 않은 죽음은 5명에 이른다”며 “이 대표는 안타까운 죽음에 언제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려는가”라고 지적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에게 정치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죽음의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