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 공시지가 전년 대비 11.21% 올라…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가격 급등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3.3㎡ 당 평균 분양가격이 3,000만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3.3㎡ 당 평균 분양가격이 3,000만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해 서울시 아파트 3.3㎡ 당 평균 분양가가 전년 대비 약 24% 오른 3,400여만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크게 오른 공시지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분양가격이 크게 상승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부동산R114자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47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 2,798만원과 비교해 약 24.2%(676만원↑)가 오른 수치며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2018년(29.8%), 2012년(25.4%)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기도 하다. 

작년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이 이처럼 크게 오른 것은 급등한 공시지가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요인이 복합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공동주택분양가규칙)’에 의하면 분양가격은 ‘기본형건축비+건축비 가산비용+택지비’로 산정된다.

택지비 책정시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 상승률은 지난해의 경우 서울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11.21%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4.30%의 변동률을 보였던 서울의 공시지가는 지난 2019년에는 14.10%의 변동률을 보인 데 이어 지난해는 전년 대비 11.20% 상승하면서 최근 7년간 단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다.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가격 인상도 아파트 분양가격 인상에 한몫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전년 대비 원자재 가격이 20% 가량 올랐다. 여기에 물류비 인상분까지 더해진 상황”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재건축 사업 진행 과정에서 조합 측과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분쟁을 겪는 건설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합원의 추가 비용 부담으로 공사비 증액에 난색을 표하는 조합 입장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철강 등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늘어난 건설사들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며 “원자재가격 인상에 따른 공사비 증가는 지금과 같은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쉽게 분양가를 내리지 못하는 주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실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는 조합 측이 공사비 증액 요구를 수용하지 않자 시공사업단이 지난 2022년 4월 15일 공사 중단을 강행한 바 있다.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분양가상한제 적용 공동주택(아파트 등) 분양가격 산정시 활용하는 기본형 건축비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매년 두 번에 걸쳐 산정하던 기본형 건축비를 지난해에는 2·7·9월 등 3번 동안 산정했다. 

이 가운데 ‘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주택’의 지상형건축비는 △작년 2월 ㎡당 182만9,000원 △7월 185만7,000원 △9월 190만4,000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올해에도 지난달 10일과 이달 1일 두 차례 동안 기본형 건축비가 인상 조정됐다. 같은 ‘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주택’의 경우 작년 9월 190만4,000원에서 192만5,000원(2월 10일)으로 올랐고 이어 한 달 만에 다시194만3,000원(3월 1일)으로 인상됐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1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및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을 분양가상한제에서 해제함에 따라 분양가격을 둘러싼 건설사와 조합간 분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 해제로 분양가격 관련 각종 규제가 사라지면서 조합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사업 초기 일반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반면 시공사인 건설사는 물량을 빠르게 완판하기 위해 분양가를 낮게 잡으려 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분양가를 낮게 잡기는 어렵지만 추가 금리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 경기가 더욱 악화돼 미분양이 급증하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손해 커지기 전 분양가를 낮춰 완판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지난달 3.3㎡당 예상 일반분양가를 역대급인 7,700만원으로 추산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금리 상황 및 공시지가 변동 등을 고려해 최근 7,10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은마아파트의 분양가격은 향후 공사비 및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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