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의 체납 세금 추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21일 기자회견을 연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 / 뉴시스
국세청이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의 체납 세금 추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21일 기자회견을 연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국세청이 인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빌라 수천여채를 보유하면서 전세보증금 총 500여억원(수사당국 추산치)을 가로채 구속기소된 ‘건축왕’ 남모 씨를 상대로 체납세금 징수 절차에 착수했다.

남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3명은 지난 2월말과 이달 중순경에 걸쳐 경매로 거주지가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잇달아 유명을 달리한 바 있다. 

25일 과세당국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씨에 대해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체납 세금 징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월 15일 인천지방검찰청 형사5부(박성민 부장검사)는 인천 미추홀구 지역에서 2,700여채의 주택을 보유하면서 세입자 161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125억원을 편취한 남씨를 구속기소하고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6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2019년 4월 동안 명의신탁약정에 기해 주택 430채를 공인중개사 3명 명의로 소유권보전등기하는 등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남씨는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음에도 2021년 3월부터 작년 7월까지 자신이 소유한 주택들을 총 359회에 걸쳐 직접 임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된 상태다.

남씨는 2009년부터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 등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 토지를 사들인 뒤 본인이 운영 중인 종합건설업체를 통해 소규모 아파트, 빌라 등의 주택을 직접 건축했다.

이 과정에서 건축비용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준공 대출금으로 충당하고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은 대출이자‧직원 급여 등에 사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남씨는 이를 반복해 2,700여채에 달하는 주택을 보유하게 됐다.

이와 함께 남씨는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 공인중개사 및 중개보조원을 고용한 뒤 이들 명의로 여러 개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차려 운영하면서 자신이 보유한 주택의 중개 업무를 전담토록 했다.

남씨에게 고용된 공인중개사들은 실제고용주 및 주택 실소유자가 남씨인 사실을 숨긴 채 피해자들과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그간 대출금·전세보증금에만 의존해 대출이자, 직원급여, 보증금 반환 등을 돌려막던 남씨는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작년 1월부터 남씨 소유의 주택들이 서서히 경매에 넘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씨 일당은 이를 숨긴 채 계속 전세계약을 체결했고 피해자는 수백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국세청 징세과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국세청은 현행 법령상 체납 국세 추징 사실 여부 등 개별 납세자의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는다. 이같은 소식이 퍼져 당혹스럽다”면서 “현재 인천 지방국세청과 관할세무서 등에 확인한 결과 이들로부터도 납세자 정보(남씨에 대한 체납 절차 착수 등)가 언론 등에 일절 공개된 것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칙상 국세청은 개별 납세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 또는 확인해주지 못하는 점 이해해 달라”면서도 “다만 이번 소식이 퍼진 것은 지역구 한 의원실에서 현지 공인중개사 사무소 등 현장 자료 수집 과정에서 소문을 듣게 된 것이 발단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국세청은 국세징수법에 의해 체납자를 대상으로 청이 가진 모든 노하우를 동원해 세금을 받아내게 된다”며 “이때 압류, 거래처 확인, 잠복 등 여러 방법을 활용해 정해진 룰대로 체납 세금을 징수한다”고 전했다.

향후 ‘건축왕’ 남씨 등 전세사기 가해자들의 체납 세금 징수 결과 공개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선 답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체납자 명단 및 징수 결과 공개는 국세기본법상 정해진 요건을 갖췄을 때에만 이뤄진다. 전세사기가 비록 사회적으로 큰 이슈라 하더라도 이에 따라 징수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법 위반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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