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자진 탈당 의사를 밝힌 윤관석(왼쪽), 이성만 의원이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뉴시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자진 탈당 의사를 밝힌 윤관석(왼쪽), 이성만 의원이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탈당을 결정했다. 자진탈당의 형식을 취했지만, 두 의원 모두 거취를 결정하라는 당내 압박이 거세지면서 떠밀려 탈당한 모양새다.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의 탈당에 이어 두 의원도 탈당하면서, 민주당은 당분간 ‘돈봉투 의혹’과 거리를 둘 수 있게 됐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녹취록에 따르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돈봉투 살포’가 있었고 두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들의 민주당 탈당은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 약 3주 만이다.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가 조기귀국 및 자진탈당을 하면서 두 의원 역시 탈당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셌다. 

특히 박광온 원내대표가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되면서 이같은 압박의 강도는 더 높아졌다. 결국 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면담을 하고 탈당을 결정했다. 

이들은 자진탈당을 하더라도 소명 기회를 조금 더 갖고 싶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2일 이재명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은 윤 의원을 만나 거취 결정을 설득했고, 윤 의원은 고심 끝에 수용했다. 이 의원의 경우, 자진 탈당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지역 당원 결의안을 당에 제출하려 했으나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의원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간 당에 많은 누를 끼치고 국민을 걱정하게 한 점 송구하다”며 “앞으로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되 탈당을 결단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 역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윤 의원과 함께 탈당하고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1차 위기’ 넘겼나

두 의원은 이날 당 의원총회에도 참석해 신상발언을 한 후 퇴장했다. 윤 의원은 의총에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탈당하나 정치 검찰에 당당히 맞서고,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명예를 되찾아 민주당에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결백함을 드러내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어떤 길이 제 명예를 지키고 당을 지키는 일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두 의원 모두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이로써 민주당은 ‘돈봉투 의혹’의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의혹에 연루된 이들이 자진탈당을 하면서 당으로서는 조금 부담을 던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 후 취재진에게 “(이 대표가) 아쉽고 안타깝고 끝까지 같이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하다는 말씀과 결단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민주당은 쇄신 방안 찾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두 의원의 탈당으로 이번 사건이 끝났다거나 어려움을 넘겼다거나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탈당을 계기로 민주당은 당내 선거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철저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의총에서도 쇄신 방안 도출을 위한 구체적인 방식과 안건 등이 논의됐다. 

하지만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추가 의혹 발견 등의 또 다른 위기가 닥칠 수 있다. 당 관계자는 이후 당의 대처에 대해 “검찰 수사 상황을 살펴보면서 진실을 명확히 밝혀낼 수 있도록 협조할 부분은 협조하고, 이 사건이 야권 탄압으로 번지지 않도록 지켜볼 따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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