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성호 원내부대표,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 지성호 원내부대표,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인 논란’을 두고 정치권이 뜨겁다. 코인을 보유하고 있던 김 의원이 가상 화폐 거래 실명제 실시를 앞두고 해당 코인을 처분했다는 의혹 보도가 나오면서다. 김 의원과 민주당은 코인은 재산 공개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위법성은 없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여권은 이를 ‘도덕적 문제’로 보고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당장 당의 ‘쇄신’에 방점을 찍었던 민주당으로선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모양새다.

8일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코인 논란에 대해 연일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가난한 청년정치인을 표방한 김 의원의 ‘내로남불’, ‘남 탓’, ‘물타기’ 종합세트는 민주당의 현주소”라고 쏘아붙였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 여느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의혹이 보도되자 국민을 향한 반성이나 사죄 대신 빠져나갈 구멍 찾기에 급급한 모습”이라고 힐난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5일 김 의원이 지난해 1~2월 가상 화폐인 ‘위믹스’ 코인을 80만여 개 보유했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이 보유하던 기간, 시세에 따라 최대 60억원대까지 치솟은 양이라고도 전했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김 의원은 가상 화폐 거래 실명제(트래블 룰) 실시를 앞두고 이를 전량 인출했다. 아울러 가상 화폐는 재산공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해당 내용에 대해 재산 공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도에 대해 김 의원은 문제가 될 만한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투자 원금은 주식으로 매도한 대금을 이용한 것이고, 이러한 거래 내역을 모두 입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러한 김 의원의 해명을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다. 해당 코인의 일부를 현금화했다고 한 뒤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하는 등 해명의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오히려 김 의원의 해명이 꼬이고 있다”고 힐난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의혹을 털어내기 위해선 김 의원이 관련 거래 내역 모두를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또 ‘진실 규명’과는 별개로 이번 사안이 김 의원과 민주당의 ‘도덕적 해이’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정조준했다.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가난한 청년정치인’ 이미지를 고수해 온 것 자체가 ‘위선’이라는 인식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가난을 팔고 서민을 팔아 자기 정치를 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 김남국 “사실 아냐”… 민주당도 ‘엄호’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공직자로서의 이해 충돌 위반 문제로 연결 짓고 있다. 김 의원이 지난 2021년 7월 코인 등 가상 자산에 대한 과세를 유예하는 법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것을 걸고 넘어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징계안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다량의 코인을 갖고 있음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안에 참여했다”며 “그 결과로 결국 유예 시기가 늦춰졌고 면세 범위도 늘어났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으로선 당혹스러운 모양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이후 부정적 여론을 바꾸기 위해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번 사안으로 도덕성 문제가 다시금 불거진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상당히 곤혹스럽다”며 “(재산 공개에) 왜 코인은 빠졌을까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단 이번 사안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권의 정치적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도 엿보인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개인이 (코인을) 갖고 있다고 해서 문제인가”라며 김 의원을 두둔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불특정 다수에 해당되면 이해 충돌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논리”라며 이해 충돌 논란을 일축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의혹은 모두 명백하게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투자 자금은 보유 중이었던 주식을 매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고, 이후 해당 코인이 폭락을 거듭하자 전부 인출 후 다른 가상 화폐로 재투자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보유한 가상 화폐 가치는 총 9억 1,000여만원 수준으로, 예금‧보험 등을 합산한 실제 재산은 약 21억원 규모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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