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세종역 설립, 국회의사당 세종시 이전 등 국책사업 기대감으로 투기 가능성↑

세종시가 투기 우려가 있는 금남면 일원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 세종시
세종시가 투기 우려가 있는 금남면 일원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 세종시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세종시가 투기 가능성이 있는 금남면 용포·금천·부용리 등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세종시 조사결과 이들 지역은 KTX세종역 설립 등 국책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토지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세종특별자치시는 이달 30일자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기간이 만료되는 금남면 용포리 등 19개리 일원 38.39㎢를 오는 31일부터 2025년 5월 30일까지(2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다고 밝혔다.

세종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990년부터 금남면 일원과 인근 대전지역을 함께 묶어 광역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관리해왔다.

지난 2020년 국토부는 금남면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권을 세종시로 이관했고 이듬해인 2021년 세종시는 금남면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2년간 재지정한 바 있다.

세종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운영전략 등 토지의 효율적 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전세종연구원을 통해 지난 2022년 5월부터 1년간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대전세종연구원은 국토부의 허가구역 운영 기준에 따라 토지가격 상승 요인인 지가변동률, 토지거래량 등 정량지표와 공공개발사업 가능성 등의 정성지표를 분석·검토했다.

대전세종연구원의 정량지표 분석 결과 금남면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누계 지가변동률이 전국 평균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최근 3개월 거래량 역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전 분기 누계 거래량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근 1년 누계 거래량변동률도 같은 기간 전국 누계 거래량변동률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등 지가안정 기준을 초과했다.

특히 △행복도시 건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KTX 세종역 설립 △광역철도 추진 등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토지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세종시는 금남면 일원의 부동산 투기 및 지가상승 방지를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재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고 지난달말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금남면 일원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안)을 의결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투기성 토지거래 차단과 토지가격 급등 등을 방지하기 위해 지정하는 구역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된 금남면 일원 내 용도지역별 일정 면적을 초과한 토지는 현행과 마찬가지로 거래 전에 토지거래계약 허가를 받아야만 취득할 수 있다. 허가 없이 계약해 취득한 토지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허가를 받아 취득한 토지는 허가목적에 따라 이용의무 기간이 부여된다. 주거용 2년, 농업·임업·축산업용 2년, 개발사업용 4년, 기타 등은 5년간 각각 의무적으로 목적에 맞게 토지를 이용해야 한다.

만약 일정기간 동안 허가받은 목적대로 토지를 이용하지 않을 시에는 취득가액의 10% 이내 수준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세종시 관계자는 “금남면 일원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됨에 따라 외지인의 투기적 매입 차단과 실수요자의 토지취득이 허용돼 부동산거래 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소속 부동산전문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난 2021년 금남면의 경우 외지인 소유 토지가 70%가 넘었던 지역“이라며 “이 지역은 “당시에도 세종 국회의사당, KTX 세종역 등 국책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특히 용포리는 KTX 세종역 유력 후보지 중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남면은 2021년 초 땅값이 크게 올랐는데 이는 국회의사당 이전설과 2024년 세종-서울간 고속도로 설립 추진 계획, 시세차익을 위한 전원주택 조성 수요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라며 “아직까지 세종시 땅값이 내림세이긴 하나 하락폭이 상당히 줄어듦에 따라 세종시가 향후 발생할 지도 모르는 투기수요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 듯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동안 꾸준히 올랐던 세종시 전체 토지가격은 작년 4분기를 기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4월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4분기 세종시의 전분기 대비 지가변동률은 -0.25%를 기록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올해 1분기의 경우 -0.04%의 변동률을 보이면서 하락폭이 둔화된 상태다.

세종시는 지난 2020년 3분기 4.59%의 지가변동률을 기록한데 이어 같은 해 4분기 3.60%, 2021년 1분기 2.18%, 2021년 2분기 1.79% 등 과거 1년 동안 전국에서 가장 높은 땅값 상승폭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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