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6월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 선임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정관 변경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 뉴시스
KT는 6월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 선임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정관 변경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KT가 대표이사 자격 요건인 ‘정보통신(ICT) 분야 전문성’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 풀을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낙하산 인사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6월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 선임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정관 변경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 대표이사 전문성 요건 제외 검토… KT “확인 불가하다”

KT ‘뉴거버넌스 구축 TF’가 정관변경 작업을 하고 있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KT는 TF에서 마련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바탕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뉴거버넌스 구축 TF의 업무는 사외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와 이사회 역할 정립 등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KT는 지난달 지분율 1%이상 국내외 주주로부터 외부전문가들을 추천 받았다.

선정된 외부전문가는 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선우석호 홍익대 명예교수,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앨리시아 오가와 등 5명이다. 이들 외부전문가를 통해 향후 KT이사 선임 기준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데일리>가 뉴거버넌스 구축 TF가 KT정관에 있는 대표이사 자격요건에서 ‘정보통신 분야 전문성’을 제외하도록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성 자격을 제외하는 이유는 “KT의 사업 영역이 IT 융합 사업으로 확장하는데다, ICT를 유지하면 CEO 후보 풀이 한정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정관을 보면 대표이사후보 심사기준에는 △기업경영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과거경영실적, 경영기간 등 △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등이 나열돼 있다. KT의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이에 따라 후보자들을 심사해왔다.

앞서 KT는 지난 2월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서 면접 대상자로 박윤영, 신수정, 윤경림, 임헌문 등 KT 출신 4명을 발표해 정치권의 압박을 받은 바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들만의 리그”, “이권 카르텔” 등의 표현으로 KT를 비판했다. 당시 대표이사 공모에 지원했던 정치인 출신, 교수 등은 모두 탈락했다. 기업경영 경험이 없고 정보통신 분야 전문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 “정보통신 분야, 고도의 지식을 요구”

KT 대표이사 자격 요건에 ‘정보통신(ICT) 분야 전문성’을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단체와 KT 내부에선 의도가 의심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낙하산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보통신 분야는 고도의 지식을 요구하는 사업영역이다. CEO 자격요건 중 정보통신 분야를 제외한다고 하면 어떤 대표가 와도 통신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지 계속 논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CEO가 임명됐을 때 그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될 것인지가 의문이다. 대표가 정보통신분야의 식견이 부재하면 KT경영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굳이 전문성 자격을 빼려는 것에 대해선 우려사항이 많다”고 덧붙였다.

KT 새노조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종보 민변 변호사는 대표이사에게 전문성은 필요하다고 봤다. 김 변호사는 “엔지니어처럼 알 수는 없겠지만 정보통신 분야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 대표는 경영이 중요하다. 기술개발을 하도록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대표이사의 인력풀이 확대되는 점에 대해 그는 “사실 아무 관료 출신을 넣겠다는 애기로 들린다”고 답했다.

KT 새노조 관계자는 “솔직히 낙하산 인사가 우려된다”며 “그동안 여권에서 정관에 (대표이사 자격인) ICT전문성을 빼야 된다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실제 이렇게 정관이 변경되면 낙하산 논란이 야기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이사 선임 기준 변경에 대해 KT 관계자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이사회에 대해선 공식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때 알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6월말 임시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변경 안건을 처리하고, 구성된 이사회로 대표이사 선임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KT는 대표이사 후보자를 7월에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근거자료 및 출처
KT정관
https://m.corp.kt.com/html/intro/gov/articles.html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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