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준비에 착수했다. / 뉴시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준비에 착수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사상 초유의 조선 3사 공동파업 위기에 직면했다가 가까스로 이를 모면했던 HD현대중공업에 올해 또 다시 파업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임금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노조가 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달 29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행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어 지난달 30일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제출했다. 아울러 오는 7일~11일 이뤄질 예정인 쟁의행위 찬반투표 일정도 공고했다.

노조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1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임협에 돌입했다. 이후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10여 차례 이상의 교섭을 실시하고, 실무교섭에도 돌입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임협에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을 요구 중이다.

물론 당장 파업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고,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돼야 합법적인 파업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절차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물 흐르듯 진행될 전망이다. 합법적 파업 요건을 갖춘 이후에도 노조는 곧장 파업에 돌입하기 보단 사측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임협을 둘러싼 노사갈등이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사상 초유의 조선3사 공동파업 위기를 맞았으며, 2021년 임협도 해를 넘겨서야 마무리됐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계는 최근 호황기를 맞아 일감이 넘치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기에 노사갈등에 따른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빚어질 경우 실적 개선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는 큰 위기 없이 임협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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