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서 절친 사이로 알려진 김동관(사진 좌측)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사장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나란히 참여하는 호위함 입찰로 맞붙게 됐다. 사진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 앞서 두 사람이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 / 뉴시스
재계에서 절친 사이로 알려진 김동관(사진 좌측)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사장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나란히 참여하는 호위함 입찰로 맞붙게 됐다. 사진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 앞서 두 사람이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재계의 절친으로 유명한 사이이자 조선업계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사장의 첫 맞대결이 임박했다. 해군 차세대 호위함 수주전의 막이 오른 가운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등 여러모로 양보할 수 없는 수주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기술력 우위 경쟁에 갈등까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방위사업청은 30일 해군 ‘울산급 배치3(Batch-3)’ 사업의 마지막 물량인 5·6번 호위함 입찰에 돌입했다. ‘울산급 배치3’ 사업은 3,500톤급 최신형 호위함을 6척 건조해 노후 호위함 및 초계함을 대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번 입찰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경쟁구도로 주목을 끌고 있다. 옛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 품에 안겨 새롭게 출발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맞붙는 첫 수주전이기 때문이다. 양사는 특히 재계의 절친으로 널리 알려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사장의 관계로 인해 더욱 흥미로운 경쟁구도를 형성해온 바 있다.

두 절친 사이의 자존심 문제를 떠나서라도 이번 수주전이 지니는 의미는 크다. 규모부터 상당하다. 2척의 수주규모가 총 8,334억원이다. 또한 방위사업청은 앞선 2~4번함 입찰 과정에서 ‘저가수주’ 논란이 불거진 점을 고려해 이번엔 단순히 가격만 따지는 것이 아닌 기술력도 면밀히 살피는 것으로 방식을 변경했다. 따라서 이번 수주전에서의 승리는 기술력의 우위를 의미하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수주전의 결과는 향후 본격화할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수주전에서 승기를 거머쥔 쪽이 기술력 우위를 강조하며 향후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한화오션 입장에선 한화그룹 품에 안겨 새롭게 출발한 만큼 뜻깊은 수주성과가 절실하다. 특히 한화그룹으로 인수되면서 방산부문이 더욱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호위함 수주는 더할 나위 없는 축포가 될 수 있다.

앞서 ‘울산급 배치3’ 사업의 1번함을 수주한 바 있는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도 결코 양보할 수 없다. 향후 한화오션과의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 1위로서 기선제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양사는 방산분야에서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하다. 2020년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당시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을 미세한 차이로 제치고 이를 거머쥔 바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앞서 한화오션 측이 수행했던 KDDX 개념설계 자료를 비롯한 기밀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고, 여기에 관련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지난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D현대중공업을 사업자로 선정한 결과엔 변화가 없었고, 이에 한화오션은 지난 4월 국민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입찰에 참가한 업체들의 제안서를 평가한 뒤 빠르면 7월 중에 선정을 마칠 예정이다. 절친에서 경쟁자로 마주한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사장 중 누가 웃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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