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것을 두고 당내에서 정치적 해석이 난무하다. 이 전 대표 측은 통상적인 식사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선 여전히 이를 정치적 행보로 보고 있다. /뉴시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것을 두고 당내에서 정치적 해석이 난무하다. 이 전 대표 측은 통상적인 식사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선 여전히 이를 정치적 행보로 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행보에 국민의힘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 전 부총리가 ‘친박계’ 좌장으로 평가되는 만큼 정치적 파급력이 큰 상황인 데다 만난 인사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 측 인사들은 이번 만남이 일상적인 만남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이를 둘러싼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이 전 대표를 비롯한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구혁모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최 전 부총리는 내년 총선에서 ‘보수 연합군’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승리를 위해 보수의 가치를 공유하는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참석자들은 이번 만남이 단순한 ‘식사 자리’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번 만남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없다고 역설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원래 최 전 부총리님은 후배들한테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 분”이라며 “일상적인 식사 자리”라고 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정치적 해석을 크게 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어른으로서 젊은 정치인들에게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으셔서 자리를 마련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전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출마와 관련해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라디오에서 “명확히 말씀하지 않고 굉장히 민망해하셨다”며 “거기에 저희 현역 의원이 계시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대해 어떤 입장을 말씀하시는 것 자체가 시기도 이르고 본인께서 굉장히 민망해하셔서 본인의 출마 여부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하셨다)”며 “역할이 있으면 하는 거고 아니면 안 하면 되는 거고 그거는 그때 가서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고 말했다.

◇ ‘친박계’ 본격 움직임?… 당내선 부정적

그러나 최 전 부총리의 행보가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특히나 그 대상이 이 전 대표라는 점도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싣는 지점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전 대표를 만나면 제일 싫어할 사람이 누구겠나. 대통령실 아닌가”라며 “국민의힘에서 나한테 공천을 안 주면 무소속으로 나가 당선돼 국민의힘에 들어가겠다 그런 스토리가 다 있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이들의 만남이 정치권의 시선을 끈 데는 그간 소문이 무성했던 친박계 출마설과 맞닿았기 때문이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롯해 최 전 부총리 등 과거 ‘친박계’ 인사들의 출마설이 회자돼 왔다. 최 전 부총리의 경우, 경북 경산에서 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최 전 부총리 경우 경산에서 지지 기반이 강하다”며 “출마의 생각이 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친박계’ 좌장인 최 전 부총리가 몸풀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옴에 따라 당내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새어 나온다. 무엇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사건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이들이 전면에 드러나는 것 자체가 총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다. 더욱이 이번 만남이 ‘비윤계’ 결집의 시그널로 여겨지는 것 자체로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YTN ‘뉴스라이브’ 인터뷰에서 “당내에서 썩 유쾌한 반응은 없다”며 “과거 얘기를 꺼내 들어서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동은 국민들께서도 그렇게 바람직하게 보시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의 파급력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선이 다분하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난번 유영하 변호사도 박 전 대통령이 밀었는데 되지 않았다”며 “박 전 대통령의 영향이 예전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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