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에 창립 이래 첫 현장직 노조가 설립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뉴시스
삼성중공업에 창립 이래 첫 현장직 노조가 설립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8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온 끝에 올해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는 삼성중공업이 중대 변수를 마주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현장직 노동조합이 설립된 것이다.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에 여러 잡음과 논란, 나아가 갈등과 혼란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 노동자협의회만 있던 삼성중공업, 첫 현장직 노조 설립

관련업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중공업에서는 현장직 노조인 ‘삼성중공업 노조’가 결성됐다. 노조는 지난달 말 거제시에 설립을 신고해 지난 4일 설립신고증을 받았다.

조선업계는 노조의 활동이 적극적이고 활발한 산업군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국내 3대 조선사의 한 축인 삼성중공업은 1974년 창립 이래 현장직 정식 노조가 없었다. ‘노동자협의회(노협)’가 그 역할을 대신했지만, 노조에게 주어지는 법적인 권리는 보장되지 않았고 여러 절차 및 그 근거에 있어서도 뚜렷한 차이가 존재했다. 그렇다보니 삼성중공업은 노사갈등이나 노동자의 투쟁이 표출되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일이 비교적 적은 편이기도 했다.

물론 노협의 활동이나 투쟁, 그리고 노사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협은 보통의 노조처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파업 준비를 마치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국내 조선업계 전반에 위기가 드리우, 삼성중공업 역시 크게 흔들렸던 2010년대 중반엔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가 하면 사측의 구조조정에 맞서 실제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다만, 노사갈등으로 폭력사태 또는 공권력이 투입이 발생하거나 매년 연례행사처럼 파업 위기를 마주하곤 하는 다른 기업들에 비하면 삼성중공업의 노사관계는 대체로 평탄했다.

이런 가운데 설립된 삼성중공업노조는 기존 노협 체제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으며, 향후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본격적인 활동 계획을 밝히는 한편, 상급단체 가입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단순히 첫 현장직 노조 설립이란 상징적 의미를 넘어 향후 삼성중공업 노사관계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당장 상당한 규모를 갖추거나 단체협약 등을 맺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노조의 여러 문제제기 및 활동이 삼성중공업 노사문제를 둘러싼 논란과 잡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조선업계가 호황과 함께 인력난을 마주하고 있는 점이나 노조의 목소리 및 활동이 노협에 끼칠 영향 등도 간과할 수 없다.

더욱이 삼성중공업은 최근 8년 연속 적자행진을 뒤로하고 흑자전환이 임박한 상황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옛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인수돼 출범한 한화오션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며 한층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에 노조 설립이란 예사롭지 않은 변수가 등장한 것이다.

삼성중공업노조가 향후 어떤 활동으로 어떤 성과를 이뤄나갈지, 또 삼성중공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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