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 국회(임시회) 제4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 국회(임시회) 제4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유쾌한 결별’ 발언을 두고 민주당이 내홍에 빠진 모습이다. 비명계인 이 의원의 발언에 당 지도부가 ‘공식 경고’에 나서면서 미묘한 기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의 발언이 ‘해당 행위’라는 지도부의 입장에 대해 당내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리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 당 지도부 ‘경고’에 반발한 이상민

이 의원의 ‘유쾌한 결별’ 발언은 지난 3일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이 의원은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한 질문에 “때로는 도저히 뜻이 안 맞고 방향을 같이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유쾌한 결별도 각오해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언급했다. ‘유쾌한 결별’을 ‘분당’으로 해석한 진행자의 질문에 이 의원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분당도 그런 형태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당내 혼란이 ‘분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즉각 민주당 지도부는 이 의원의 발언을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경고 조치를 내렸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며 “당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이 명백한 해당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엄중 경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고 조치에는 이재명 대표의 의중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당 대표도 강하게 말했고 당 지도부 모든 분이 명백한 해당 행위라 경고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도부의 경고 조치에 이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는 제가 해당 행위를 했음을 이유로 경고 운운했다고 하는데 황당하다”며 “전혀 해당 행위를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발언은 오로지 ‘당의 혁신’을 강조하기 위한 측면이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지난 14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제가 인터뷰한 내용 중에 분당하자는 얘기는 없다”며 “유쾌한 결별을 할 각오까지 하고 당이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번 발언이 이 의원과 당 지도부 간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행위’라는 당 지도부의 조치에 대해 당내 평가가 엇갈리며 잡음이 일고 있다. 비명계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 의원도 결별이나 분당을 현실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을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본 적은 없는데 그걸(분당) 할 각오로 목숨 걸고 우리 당의 혁신과 쇄신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은 해당 발언이 “일종의 야당판 바이든-날리면 사건과 비슷하다”며 이러한 주장을 일축했다. 모두가 이 의원의 발언을 결별, 분당 발언으로 해석하는데 본인만 아니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최 전 의원은 14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얘기가 구체적으로 됐다. 20명 선 얘기도 하고 민주당이 1당을 하고 분당이 돼서 나간 사람이 2당을 하면 총선에서 파이가 커질 수가 있다는 얘기까지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물론 본인은 당에 대한, 이 대표에 대한 강력한 경고 차원에서 했을 수는 있지만 듣는 사람들이 ‘분당할 수도 있다’, ‘너무 나갔다’ 이렇게 해석하고 있는데 ‘나는 그게 아니다’라고 얘기한다”며 “본인 말에 대해서 심플하고 유쾌하게 결별을 해버린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분당이나 탈당을 조장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의 리더십이 부족하다’, ‘민주당이 더 성찰해야 한다’는 얘기들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는데 분당 가능성을 언급한 건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을 촉구하는 것과 분당을 얘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이 의원이 너무 나간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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