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가칭)가 본격 가동됐다. 혁신위는 김은경 위원장을 중심으로 7명의 위원을 구성했다. 김 위원장은 “가죽을 벗기고 뼈를 깎는 노력”을 강조하며 당에 대한 대대적 혁신을 예고했다.

혁신위는 우선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첫 의제로 삼았다. 당의 ‘조직적 비위’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다. 다만 혁신위의 의지만큼 당의 전면적 혁신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따른다.

민주당 혁신위원회는 20일 국회에서 1차 회의를 열고 본격 행보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데도 야당을 대안으로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며 “민주당은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혁신위의 역할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전면적 혁신’을 공언했다. 그는 “국소 수술이 아닌 전면적 혁신을 해 나가겠다”며 “기득권을 타파한 민주정당, 개혁 정당의 모습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선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한 ‘현역 의원 기득권 체계’를 혁파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통해 유능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혁신을 가능케 할 동력으로 “정치권에 빚이 없음”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친명도 비명도, 친문도 비문도 아니다”라며 “계파의 이익, 일부 강성 당원의 요구,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한 현역 국회의원들의 이해에 대해서도 한치의 관심이 없다”고 했다. 계파 갈등으로 인한 당내 ‘분열’의 조짐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에 나섰다. 그는 “당내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고 혁신의 동력을 저해하는 모든 시도와 언행에 대해 일절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김 위원장을 선임하며 출발한 혁신위는 이날 혁신 위원 구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혁신 위원은 김남희 변호사, 윤형중 LAB2050 대표,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이선호 민주당 울산광역시당 위원장 등이다. 현역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이해식 의원이 합류했다. 추가 인선도 있을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당에 청년, 여성분으로 보내달라 했는데 그 부분은 아직 미정”이라며 “현재로는 1차로 모셔서 일을 시작한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설명했다.

◇ ‘회의론’ 극복이 관건

혁신위가 다룰 첫 의제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비롯한 당내 비리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나오게끔 됐던 가장 기초 사건이 돈 봉투 사건하고 코인 문제”라며 “돈 봉투 사건은 조직의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를 중심으로 2020년 이후 의원이나 당직자들의 부패비리 사건을 우선적으로 진단해 제도적인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혁신위가 ‘전면적 쇄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여전히 역할론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다수다. 벌써부터 혁신위원에 ‘친명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데다가, 김 위원장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문제를 “민주당의 제도적 쇄신, 혁신 과제하고는 무관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는 혁신위가 과연 당 지도부의 의중에서 자유로울 수 있냐는 지적과 맞닿아 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19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이 대표가 퇴진하지 않은 상황에서 영향력이 잔존하고 있는데 혁신위의 공간이 얼마나 될까 의문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혁신위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은 ‘인적 혁신’이다. 혁신위가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가졌는지에 의문 부호가 따르는 만큼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 대표와 당 지도부가 혁신위원회에 사실상 인적 쇄신에 대한 전권을 줘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인적 혁신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이라든지 기대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우려와 관련해 “혁신위를 만드는 것 자체를 당에서 협의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 만드셨을 때는 혁신위가 내놓은 안에 대해서는 그 자체로 구속력을 가져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저와 말씀을 나누셨을 때 적극적으로 수용하시겠다는 책임있는 말씀을 하셨다”며 “그걸 믿고 따라 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 혁신기구에서 논의되고 또 성안되는 안들에 대해서 전폭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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