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쓴소리’를 두고 민주당이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사실상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됨에 따라 계파 갈등의 불을 붙인 것이란 우려가 곳곳에서 나왔다. 다만 일각에선 ‘원론적인 이야기’라며 이러한 평가에 선을 긋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 5‧18민주묘지와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 국민의 신뢰를 얻고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도 “지역민들이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기대를 건 민주당에도 많이 실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 ‘혁신’의 방향성이 ‘국민의 눈높이’에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제가 몸담은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텐데 국민의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며 “혁신은 민주당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혁신으로 민주당의 가치를 회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어 필요한 역할을 해주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현 단계로서는 (당에서의)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그간 친명계는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이 전 대표나 이 대표가 함께 가는 모습을 보이면 다 해소되지 않겠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 이재명 노린 이낙연?

그러나 이 전 대표가 ‘도덕성 회복’과 ‘민주주의 활성화’ 등 그간 비명계에서 주장해 왔던 표현을 사용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당내 분위기가 뒤숭숭해 졌다. 사실상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비명계는 이 전 대표의 발언을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비명계인 황희 민주당 의원은 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민주당이 혁신이 필요하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이 전 대표뿐 아니라 모든 민주당 당직자와 국회의원들이 얘기하고 있다”며 “지도부가 있으니까, 모든 잘못은 지도부한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당내에서는 이같은 모습 자체가 ‘불화’로 비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 중진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에서 얘기를 한 것 같다”면서 “당의 화합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새로운 모습을 같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 대표가 이 전 대표를 만나 당내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언제 만날지는 미지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일 고위전략회의 후 취재진의 ‘이재명-이낙연 회동 가능성’ 질문에 대해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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