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5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석열 대통령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로 향하던 중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 뉴시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5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석열 대통령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로 향하던 중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의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하지 못한다’는 발언이 당내에 묘한 긴장감을 형성시키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다.

해당 발언은 전날(16일) 의원총회에서 나왔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사무총장은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당을 폄훼하거나 경솔한 언행을 하는 것을 지적하며 배를 역행하거나 침몰시키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무총장은 내년 총선에서 공천의 실무를 총괄하게 된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만큼 해당 발언은 곧장 공천에 대한 ‘경고’로 해석됐다. 

이 사무총장도 해당 발언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전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배를 침몰시키려 하면 어떻게, 누가 태우겠냐는 취지의 이야기는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일반론적 이야기”라며 이에 대한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당내에서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건강한 비판이나 의견 제시는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사실에 기하지 않고 그와 같이 하는 것은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승선 못 한다는 표현이 공천을 안 준다는 뜻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것은 아니고 일반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우리 내부에, 당내에 있는 인사들이 조금 과도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당을 위해서 분란을 일으키는 행동을 하지 말라 이런 경고성 발언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 공천과 연결되는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일제히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모았지만, 다소 다른 기류도 새어 나온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물론 일반론적 이야기를 했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결국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거기서 수용을 하고 그게 건전한 정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이 총장이) 이거에 대해 명확하게 무슨 발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셔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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