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이 2분기 사상 첫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빗썸이 2분기 사상 첫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가뜩이나 빗썸을 둘러싼 불미스런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사상 첫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일부 가상자산에 대해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타개책을 꺼내든 빗썸이 하반기 실적 반등과 함께 연간 흑자기조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사상 첫 영업손실… ‘수수료 무료 이벤트’ 타개책 꺼내들어

빗썸은 지난 14일 반기보고서 공시를 통해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빗썸은 2분기 31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799억원 대비 60% 감소한 수치다. 직전인 올해 1분기에 비해서도 36.9% 줄었다.

이보다 눈길을 끈 건 ‘적자’다. 빗썸은 2분기 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빗썸이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당기순손익이 적자를 기록한 적은 종종 있어도 영업손익은 줄곧 흑자기조를 유지해왔다. 아울러 2분기 85억원의 당기순손실도 기록했다.

다만, 상반기 누적 실적은 아직 흑자를 지키고 있다. 빗썸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827억원, 영업이익 127억원, 당기순이익 32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절반 이상인 59.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아예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021년 연간 매출액이 1조원을 넘고, 영업이익은 7,821억원에 달했던 점에 비춰보면 가파른 실적 하락세를 더욱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빗썸의 이 같은 실적의 원인으로는 우선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위축을 꼽을 수 있다. 빗썸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가 주를 이룬다. 따라서 가상자산 시세 및 거래량, 즉 시장이 얼마나 활기를 띄느냐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 

빗썸 관계자는 “글로벌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감소로 전반적인 거래량이 감소했다”며 “1분기 동안 진행됐던 비트코인 상승랠리가 2분기에 조정국면에 들어서고,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강화 정책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각종 불미스런 잡음도 빗썸의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빗썸은 각종 불미스런 잡음에 거듭 휩싸여왔다. 빗썸 실소유주 논란에 휩싸였던 강종현 씨와 그의 동생인 강지연 비덴트(빗썸홀딩스 1대주주) 대표 등이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연이어 구속·불구속 기소됐고, 이 과정에서 빗썸을 둘러싼 ‘뒷돈 상장’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국세청으로부터 특별 세무조사를 받아 200억원을 추징당하기도 했다. 이는 가상자산 거래소 특성상 중요한 대외 신뢰를 흔드는 사안이었다.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아주 낙관적인 것도 아니다. 빗썸 관계자는 “3분기에도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기조가 이어져 시장상황이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다만, 금리인상이 둔화되면서 유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고, 7월 리플랩스의 소송 일부 승소와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신청 대기 등의 호재가 있어 ’상저하고‘의 실적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빗썸은 이달 들어 일부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전환하는 이벤트를 실시하며 타개책을 꺼내들었다. 지난 1일 10종의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시작된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매주 10종씩 더 추가돼 현재 30종이 적용되고 있다. 빗썸은 우선 올 연말까지 이벤트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며, 연장 여부는 추후 결정 및 공지할 계획이다.

빗썸의 이 같은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고객 유치 및 가상자산 거래량 증가를 위한 특단의 카드다. 당장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빗썸에 따르면,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시작한 이후 앱 총 사용 평균시간과 인당 평균 사용시간이 모두 20% 가까이 늘어났으며, 앱 신규설치 건수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수익성을 마냥 외면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임시방편인 것도 사실이다.

빗썸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 극대화보다는 거래소 역량을 강화해 시장이 반등할 때 실적을 만회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고객서비스 확대, 앱 편의성 제고, 투자자보호 강화를 지속적으로 실천해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상 초유의 적자를 마주한 빗썸이 하반기에는 어떤 행보를 이어가게 될지, 연간 흑자기조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빗썸코리아 ‘2023사업연도 반기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814002718
2023. 8. 1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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