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나경원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이사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창립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나경원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이사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창립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의 지난 24일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포럼 창립식을 두고 정치권에선 나 전 의원의 본격 정치 행보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총선 출마는 예견된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선 ‘수도권 역할론’을 기대하는 눈치다. 높은 인지도와 보수 지지층 내 안정감을 기반으로 수도권의 기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이 한계로 작용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인지도’는 강점, ‘외연 확장’은 글쎄

나 전 의원은 전날 국회도서관에서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포럼을 개최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몸풀기라는 평가에 대해 “지나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 인사들이 총출동하며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김 대표는 축사에서 “보수당의 아이콘, 최고의 리더”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어 “‘나를 따르라’고 하는데 배지 이런 게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계급장을 달고 최선두에 싸울 것을 응원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물난’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온 만큼, 나 전 의원과 같은 중량급 정치인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당의 큰 자원이고 원내대표까지 역임한 비중 있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이 서울에 출마하는 것은 당연히 처음부터 예견됐던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나 전 의원이 본격 정치 행보에 나서자 당 내에선 자연스레 ‘수도권 역할론’도 피어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애써 고개를 젓고 있지만, 그간 국민의힘 내부에서 횡행했던 총선 수도권 위기론을 혁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묻어나오고 있다.

특히 나 전 의원이 갖고 있는 ‘인지도’와 ‘안정감’ 등은 그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충분히 능력이 있는 분이고 수도권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나 전 의원이 채우고 있다는 점도 수도권 역할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요인이다.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상징성과 함께 ‘강성 보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여성이 거의 도태된 상황에서 여성이라는 점은 장점”이라며 “극우 프레임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보수층 내에서는 나 전 의원의 소구력이 분명하지만, 중도층까지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승리의 조건으로 ‘새 인물론’이 언급되는 것과 달리 나 전 의원의 경우 ‘기성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도 문제다. 박 평론가는 “상대적으로 보수 안에서는 합리적인 측면이 있지만, 중도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는 인물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특정인만 띄우는 것은 잘못하면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다”며 “내년 총선에선 누구든 다크호스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나름대로 인지도라든가 우여곡절 자체로 세간의 관심을 받으니 주변과 함께하면 좋을 수 있다”며 “오랜 정치 경륜이 있는 분들과 (새로운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면 소위 새로운 바람의 진원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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