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4일 육군사관학교(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는) 20세기에 이미 역사적 평가가 끝난 공산 체제라는 허깨비를 내세워서 반공에만 의지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세 기둥은 독립‧호국‧민주”라며 “우리 국민은 하나 된 힘으로 1919년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임시정부를 수립했고 그 뒤로 해방과 한국전쟁, 87년 6월 민주항쟁과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독립과 호국, 민주의 세 개의 기둥을 튼튼하게 세워서 대한민국을 지키고 발전시켜 왔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가운데 경제적 선진국에 이어 완전한 복지국가로 진입하는 최초의 역사를 만들어 가겠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국민의 시대적 요구를 무시한 것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까지 위협하는 매우 무책임하고 위험한 국정운영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립과 민주의 두 기둥은 아예 뽑아버리고 호국의 기둥 하나만 남기려 한다. 호국의 기둥 하나만으로 대한민국은 존립할 수 없다”며 “20세기에 이미 역사적 평가가 끝난 공산 체제라는 허깨비를 내세워서 반공에만 의지하려고 한다”고 직격했다.

박 원내대표는 “심대한 역사의 퇴보다. 많은 국민이 현 정권의 퇴행을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라며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계속 외면한다면 스스로 동굴 속에 갇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나서서 홍 장군 흉상 이전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비판에 나섰다. 그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독립 영웅 다섯 분의 흉상을 육사 교정에 모신 것은 우리 국군이 일본군 출신을 근간으로 창군된 것이 아니라 독립군과 광복군을 계승하고 있으며 육사 역시 신흥무관학교를 뿌리로 삼고 있음을 천명함으로써 국군과 육사의 정통성을 드높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육사 생도들이 훈련한 탄피를 녹여 흉상을 만듦으로써 사관생도들의 의지를 함께 담은 뜻깊은 일이었다”며 “흉상 철거는 역사를 왜곡하고 국군과 육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또 “홍 장군의 흉상만을 따로 철거·이전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며 “홍 장군은 두 아들을 독립전쟁의 전투 중에 잃었고 부인도 일제에 체포돼 고문으로 순국했다. 우리는 그 애국심과 헌신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장군 흉상 이전이) 육사 차원에서 논의된 일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며 “흉상 철거 계획을 철회해 역사와 선열에 부끄럽지 않게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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