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후 인천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3대 개혁 완수-2023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후 인천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3대 개혁 완수-2023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서일까. 총선을 몇 개월 앞둔 상황이어서 그랬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했던 발언이 정치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언론은 24시간 정부 욕만 한다”고 했고, 야권을 향해서는 “이런 세력과는 싸울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상당히 수위가 높은 발언으로 사실상 ‘협치 불가’ 선언이라는 해석이 다수다.

◇ 지난해와 달리 적극적 야당 비판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인천 한 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했다. 지난해 참석 당시만 해도 대통령이 여당 연찬회에 직접 참석하는 것이 이례적이라 눈길을 끈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연찬회에서 “이제 더 이상은 국제적 상황에 핑계를 대거나 전 정권에서 잘못한 것을 물려받았다는 핑계도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며 향후 국정 운영에 긴밀한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올해 연찬회는 좀 달랐다. 전임 정부와 야당, 그리고 언론에 대한 지적을 거침없이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정부를 기업에 빗대 표현했다. 전임 정부에 대해 “기업도 망하기 전에 기업을 보면 껍데기는 화려하다. 돈은 없는데 사장이 고급승용차를 굴리는 식으로 해서 안 망한 기업이 없지 않느냐”며 “정부도 선거 때 표 좀 올려보려고 재정 부풀리고 국채 발행해가지고 나라 재정이 엉망이 되면 대외 신용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며 “그야말로 나라가 정말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이었다)”고 강조했다. 전임 정부가 선거용 ‘매표 예산’을 했기 때문에 나라가 ‘거덜날 뻔 했다’는 게 윤 대통령의 주장이다. 

야당과 언론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국회에서 여소야대에다가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야당을 향해 "1+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협치, 협치 하는데 새가 날아가는 방향이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쳐 가지고,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이렇게 힘을 합쳐 갖고 성장과 분배를 통해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며 “이것은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그러는데 뒤로 가겠다고 그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수위 높은 대통령의 발언 

윤 대통령의 발언을 요약해보자. ‘전임 정부가 나라 살림을 거덜 냈기 때문에, 지난 대선 당시 정권교체를 하지 않았으면 큰일날 뻔 했다. 야당은 비논리적으로 반대만 하는 세력이라 협치가 어렵고, 언론은 정부에 비우호적인 세력이 대다수’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수위가 높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 언쟁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전 정권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 나라를 거덜 내고 있는 것을 착각한 것 아니냐”, “협치를 포기했다는 것은 사실상 국민을 완전히 포기한 대통령이라는 의미”, “아찔한 사람은 대통령의 폭주를 지켜보는 국민”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전현충원에 있는 홍범도 장군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익·국민의 삶보단 정치적 이익을 도모한다는 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 통합을 도모하진 못할망정 끊임없이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갈등을 조장한다”고 질타했다. 같은당 이상민 의원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협치를 할 수 없다’는 말을 독립선언 하듯이 말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발언 취지가 ‘협치 불가’가 아님을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2일차 연찬회 도중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 말씀은 국정철학과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함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단은 바라보는 방향은 같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를 건넸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도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협치를 바라는 사람은 아마 대통령일 것”이라며 “지금 정치적 상황이 쉽지 않아 협치가 잘 이뤄진다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그 문제는 여야 간 잘 풀어나가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입장을 반영해보면, 윤 대통령의 발언은 ‘협치를 하지 않겠다’가 아니라 ‘협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전체적인 발언 맥락은 ‘현재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과 언론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경우가 많아 협력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힘든 상황을 설명하며,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이 있다’고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높았기에, 어느 쪽이 진의인지 알 수 없다. 이날 야권에서 집중적으로 비판한 것도 윤 대통령의 ‘표현’이다. 같은 내용도 표현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발언 수위가 높았다’는 평가가 대다수인 점을 감안하면, 많은 이들이 대통령의 ‘협치 불가’ 선언으로 받아들인 게 아닐까.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인천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인천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2023년 8월 28일 오후 6시 17분

장소 :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 스텔라홀

<모두발언>

   우리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를 1년에 한 번만 할 게 아니라 (일동 웃음) 매달 해 가지고 (박수) 여러분들의 격려를 받아야 제가 힘 받아서 일을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수, 환호) 고맙습니다, 여러분. 

   여러분들 이렇게 오랜만에 다 같이 뵈니까 정말 제가 힘이 납니다. 작년에도 제가 의원 연찬회 때 정말 여러분 보니까 대선 때 일들이 아주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고 했는데, 저는 당선인 시절이나 취임하고 나서나 저는 늘 선거에 나선 후보라는 생각으로, 내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더 설득하고 지지받고 이렇게 해야 하는 후보다라는 생각을 한시도 잊지 않고 선거에 나설 때의 초심으로 임기 마지막까지 뛰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수)

   제가 선거 때부터 우리 헌법에 적시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라는 것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 자유와 연대, 인권과 법치, 정의와 공정 그리고 남북한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을 향해 나가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우리 외교 지평의 확대, 이런 것을 쉬지 않고 추진해 왔습니다. 

   그런데 기업도 망하기 전에 기업을 보면 아주 껍데기는 화려합니다. 그런데 그 기업을 인수해 보면 안에가 아주 형편없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해 보이고, 또 기업에 자금도 없는데 사람은 많이 채용해서 직원 숫자도 많고, 벌려 놓은 사업도 많은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부 회계가 분식이고, 내실로 채워져 있는 게 하나도 없다 이 말입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정부를 담당해 보니까, 우리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그야말로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박수)

   국가하고 기업하고 제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자그마한 기업이라도 잘 되려고 그러면 일단 투자자, 주주, 거래 상대방, 또 돈 빌려주고 대출해 주는 채권 금융기관에 대해서 기업이 정직하게 늘 보고하고, 돈도 아주 알뜰하게 써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하는 사업에 맞게 결국 이것을 효율화를 올리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혁신해야 될 것인지 늘 고민해야 되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수)

   이게, 돈은 없는데 사장이 어디 벤츠600 하고 이런 고급 승용차 막 굴리고 이런 식으로 해 가지고 안 망한 기업이 없지 않습니까.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도 선거 때 표 좀 얻어보려고 재정을 부풀리고, 국채 발행을 해 가지고 나라의 재정이 엉망이 되면요, 대외신인도가 떨어집니다. 밖에서 저 나라 뻔히 사정 아는데, 저렇게 국채가 많으면 대한민국 경제에 대해서 해외 시장에서 믿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벌려 놓은 사업들도 하나씩 하나씩 열어보면 정말 이게 내실 있게 무슨 뭐 생산성이 있는 어떤 사업을 해놓은 건지, 이게 무슨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서 막 벌려 놓은 건지, 그야말로 나라가 정말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에, 그리고 국가에 정치적 지향점과 국가가 지향해야 될 가치는 또 어떠냐,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입니다.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철학이 바로 이념입니다. (박수) 

   저는 이것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우리가 매몰됐고, 또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우리 당은 이념보다는 실용이다 하는데 기본적으로 분명한 이런 철학과 방향성 없이 실용이 없습니다. 어느 방향으로 우리가 갈 것인지를 우리가 명확하게 방향 설정을 하고, 우리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우리가 제대로 갈 수가 있습니다. (박수)

   그런데, 정말 국가안보, 또 군, 공안기관, 공권력을 집행해야 되는 법 집행 기관 이런 데, 또 우리의 이런 경제 정책들 세부적으로 다 뜯어보니까 이거 정말 표도 안 나고, 이거 조금 조금씩 내실있게 만들어 가는데 벌써 1년 한 서너 달이 훌쩍 지났고요. 그리고 우리가 지금 국회에서 여소야대에다가 언론도 지금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그래서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합니다. (참석자 중에, “맞습니다”)

   아니 뭐 이번에 후쿠시마, 거기에 대해서 나오는 것 보십시오. 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것을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그러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협치, 협치 하는데, 제가 얼마 전에도 얘기했습니다만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쳐 가지고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이렇게 힘을 합쳐 갖고 성장과 분배를 통해 가지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지, 이것은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그러는데 뒤로 가겠다고 그러면 그거 안 됩니다.

   우리가 타협이라는 것은 늘 해야 되는 것이죠, 정치 영역에서의 타협이라고 하는 것은.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통합과 타협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가치, 어떤 기제를 가지고 우리가 할 것인지 그것부터가 우리 스스로 국가정체성에 대해서 성찰하고, 우리 당정에서만이라도 우리가 우리 국가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확고한 그런 방향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수)

   다들 지역구와 다양한 상임위와 우리 의원님들 아침 새벽부터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정말 정신없이 지내시는데, 이렇게 연찬회를 통해서 우리가 함께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해서 우리가 의기투합도 하고, 우리 스스로 함께 성찰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수)

   오늘 의원님들 연찬회에 국무위원들도 다 자리하고, 또 대통령실의 수석 이상들도 다 참석해서 사실 여러분하고 이렇게 하룻밤 같이 잠도 자고 밤늦게까지 얘기도 하고 이렇게 하면 좋은데, 또 아무래도 우리가 국민들 다 보시는데 소주 한잔 하기도 좀 (일동 웃음)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하에서 그러기도 어렵고, 우리가 같이 하는 시간을 귀중하게 효과적으로 잘 활용해서 우리 당정, 또 내각이 함께 가야 될 노선과 방향을 잘 잡아 가지고 우리가 올해 정기국회도 잘 치러 내고, 그리고 결국 국민들이 다 보고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갈 방향은 결국은 국민을 위하는 것인데, 그건 너무 막연합니다. 저는 우리가 개인주의, 개인의 자유와 권리,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그리고 우리 글로벌 중추 국가, 또 우리가 지금 만들어야 될 다양한 법제와 방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과 국민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우리의 민생과 경제를 살찌우는 것은 우리가 참여해야 될 시장을 키우는 것이고, 또 넓은 시장에 우리가 뛰어들어가서 차지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다 함께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모든 제도와 법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고, 거기하고 부합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과감하게 폐기하고, 또 그것을 국민들에게 자신있게 설득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수)

   다시 한번 여러분들 이렇게 뵙게 돼서 정말 반갑고, 저에게도 많은 기가 지금 들어오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참석자들, “윤석열! 윤석열! 윤석열!” 연호)

   (오른손 주먹 쥐고 흔들며) 자, 우리 국민의힘 파이팅! (참석자들, “파이팅”) 같이 갑시다. (참석자들, “같이 갑시다”). 감사합니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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