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아이티 정상회담에서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 공동취재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아이티 정상회담에서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 공동취재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 계기로 9월 한 달 사이 60개 이상 국가와 정상회담을 가지게 된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면서 이같이 기록하게 됐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그런 정상은 100년간 외교사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양자회담 기록에 대해 설명했다. 

김 차장은 “이번 유엔총회 참석 전까지 윤 대통령은 총 58개국과 99차례의 양자 회담을 실시했고, 이에 더해 환담 횟수도 그동안 34차례에 이른다”면서 “9월 한 달만 보면 아세안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 계기에 20개의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유엔총회 계기에 약 40개국과 개별 양자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게 된다면 9월 한 달 동안 60개국 이상의 정상들과 양자 정상회담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은 사전에 내용과 형식면에서 치밀하게 검토한 전략에 따라 추진됐다”며 “이번 순방 양자회담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양자회담 상대국을 선별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11월 하순으로 예정된 세계박람회 총회는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고, 최종적으로 어느 나라가 누구를 지지하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며 “자국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나라도 있지만 대다수의 국가들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투표하기 때문에, 대면 양자 회담을 통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의 의중을 확인하면서 협력 방안을 도출해 나가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부산엑스포를 매개로 협력 관계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나라를 위주로 BIE 회원국 중에서 유엔총회 기간 만나고자 하는 국가를 선별해 교섭했고, 정식 양자회담, 1대 1 오찬, 그룹별 오찬이나 만찬 등 제한된 시간 속에서 최대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효율적으로 도출할 수 있도록 심사숙고하여 만남의 형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번 릴레이 양자회담은 우리 유엔대표부 위치가 유엔본부 바로 앞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충분히 활용했다고 한다. 유엔대표부를 양자회담 본부로 탈바꿈시키고, 회담 일정이 밀리지 않도록 회담장을 2개 이상 설치했다. 1층 입구에는 부산엑스포 홍보 백드롭을 설치했고, 오·만찬 장소는 별도로 조성했다고 한다. 

아울러 정상 간 만남인 만큼 의전요원들이 유엔본부 일대에 파견돼 상대 정상을 제 시간에 모셔오는 ‘첩보 작전’을 하루종일 수행하기도 했다는 게 김 차장의 전언이다. 

김 차장은 “부산 엑스포를 위해 뛰는 전방위 외교전이 엑스포 유치 목표를 넘어 우리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과 우리의 글로벌 역할 반경 확대에 기여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며 “엑스포 유치 외교는 과정 그 자체로서 윤석열정부의 국정과 외교 기조를 함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엑스포의 무대는 글로벌이고 지향점은 연대를 통한 자유로운 소통으로, 이번 외교전은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국제사회에 돌려주면서 책임있게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고자 함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양자회담 기네스북 등재’와 관련해 “정치, 외교는 기네스북에 등재를 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릴레이 양자회담을 두고 ‘기네스북에 등재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말도 나온 바 있다. 

그러면서도 “다만 한달 동안 60개의 양자회담, 10개 이상의 다자회담을 치른 대통령은 지난 100년 동안 세계 외교사에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 4일차인 21일에도 파라과이, 북마케도니아, 시에라리온, 네팔, 기니비사우, 몽골, 슬로베니아, 아이티, 산티아고 등 9개 정상과 회담 혹은 오찬을 갖고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언급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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