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한 지 12일 만이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한 지 12일 만이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뉴시스

시사위크=송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한 지 12일 만이다. 윤 대통령의 대구행과 박 전 대통령 사저 방문은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신당’ 문제 등으로 분열하는 보수 표심을 결집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날 윤 대통령은 대구를 방문해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했고, 칠성시장에서 상인들과 ‘뭉티기(대구식 생고기)’로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여러 점포를 일일이 찾아 돌며 현장의 소리를 듣고 전통시장 상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각별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7개월 만에 이뤄진 윤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보수 표심이 강한 대구의 민심을 살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영남지역에서 “국민의힘이 뉴시티 프로젝트,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서울 출마 권고를 내세우며 수도권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서운함을 표하는 민심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대구행은 영남지역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전 공식 일정이 끝난 직후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지난해 4월 박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이후 두번째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현관 계단으로 내려와 “대통령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며 웃으며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 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며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달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찍힌 사진에 대해 “(윤 대통령 본인과 박 전 대통령이) 누나와 남동생 같더라고 얘기하더라”고 말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친근감을 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최근 잦아진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보수 통합을 위해 악연을 잠시 접어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준석 신당’과 같은 분열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2016년 ‘탄핵 정국’ 당시 ‘최순실 특검’ 에 파견검사로 참여했고, 박 전 대통령은 총 22년형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대표되는 강성 보수층은 윤 대통령에 반감을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도움을 요청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측근들의 공천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공천을 부탁했다고 추측되는 인물들로는 대표적 친박계 정치인인 최경환 전 부총리, 유영하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측을 두고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8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아마 누구 해달라 이런 사적인 부탁을 많이 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부탁이 있었더라도 다수를 공천해달라는 요청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 의원은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냉엄하고 또 그 하나하나의 선택에 따라서 전국적인 당 판세나 지지 기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당내에서 아마 검토할 것 같다”며 “총선에서 과반 이상 확보하는 게 제일 중요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거기에 똑같은 뜻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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