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정부‧여당이 ‘김포의 서울 편입’, ‘공매도 한시적 금지’라는 굵직한 정책 이슈를 쏟아냈을 뿐 아니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중진 의원 총선 불출마 및 수도권 험지 출마’라는 고강도 인적 쇄신안을 발표했다. 이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이에 버금갈만한 의제를 내놓지 못하면서, 당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슈 선점’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연일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대국민 사기극이라느니 지역 갈라치기라느니 하면서 품위 없는 논평을 할 것이 아니라,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찬성한다는 것인지 반대한다는 것인지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공당의 도리”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러한 이슈에 대해 ‘선거용’이라고 비판할 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정부‧여당이 선거에 급하다고 정략적인 공수표를 남발하고 있다”며 “민생경제가 참으로 어렵지만, 정부‧여당의 마음은 여전히 콩밭에 가 있는 것 같다”고만 말했다.

전날(5일) 정부가 내놓은 ‘한시적 공매도 금지’ 방안에 대해서도 “동의한다”면서도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당이 지난 국정감사 때도 그렇고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든가,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먼저 해왔다. 이번 공매도 중단 자체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동의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뚜렷한 거시경제적 이유가 없는데 공매도를 중단시키는 것은 ‘선거정략적 아닌가’ 이런 얘기가 금융시장 내에 나온다”고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갑작스러운 정부‧여당의 발표는 총선을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동안 ‘공매도 한시적 금지’에 철옹성 같이 완강한 태도를 보여 온 금융당국의 태도 변화에는 분명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이러한 ‘모호성’을 취하는 데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여당의 ‘이슈몰이’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쓴소리가 새어 나왔다. 국민의힘의 ‘김포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이 찬반의 입장도, 뚜렷한 대안도 내지 않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며 “여당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생각인지 모르지만, 그런다고 이 소동이 멎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당내 중진인 김두관 의원도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확장’에 ‘균형발전’으로 맞서야 한다”며 “이 대표가 ‘메가 서울’ 반대 입장을 밝히고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부터 복원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울경 메가시티를 고의로 망가뜨린 국민의힘이 무슨 낯으로 갑자기 서울 확장이냐고 몰아쳐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여당발 ‘인적 쇄신’ 목소리 ‘예의주시’

아울러 민주당 내에서는 국민의힘 혁신위가 내놓은 인적 쇄신 발표를 뛰어넘을 ‘혁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혁신위는 지난 3일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계(친윤석열계) 의원들을 향해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 내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6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에) 민주당이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혁신 경쟁에 끌려다닐 거냐, 아니며 국민들이 요구하는 민주당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거냐' 이걸 해야 되는데, 지금 (민주당이) 끌려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도 이날 KBS ‘최강시사’에서 “(민주당이) 절박함이 안 보인다”며 “절박함이라는 것은 혁신으로 나와야 된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안 보이니까 좀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김두관 의원은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다선 의원을 험지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밀당의 결론이 어찌 나든, ‘메가 서울’이 가짜든 진짜든, 국민의힘은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국민의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하고 있다”며 “반면 민주당은 공천 탈락과 사법 리스크가 두려워 혁신에도, 이슈에도 침묵하는 바람에 국민들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험지 차출은 이미 결정했고 출마 지역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전략이 뭔지 모르겠다. 통합도 혁신도 그 어떤 몸부림도 보이지 않고 그저 각자도생에만 몰두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지도부가 정신 차려야 한다. 많이 늦었지만, 국민의힘을 넘어서는 강도 높은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도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다선 의원을 험지로 보내는 ‘내살 깎기’를 시작해야 한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요구에 민주당의 총선기획단은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총선기획단 관련직 위원인 한병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총선기획단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의 요구에 대해) 오늘 논의된 바 없다”면서도 “여러 주장에 대한 내용은 논의해 볼 생각”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