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1∼10월 판매량 93%↑… ‘업계 최대 성장률’
랜드로버, 신차 투입에 소비자 관심↑… 전년 대비 84%↑
수입차 3인자 노리는 볼보도 반등… 포르쉐는 1만대 목전

올해 수입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렉서스와 토요타 브랜드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사진은 렉서스 5세대 RX. / 렉서스
올해 수입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렉서스와 토요타 브랜드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사진은 렉서스 5세대 RX. / 렉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올해 수입자동차 판매량이 역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해 그들의 저력에 눈길이 간다.

먼저 올해 1∼10월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21만9,071대를 기록 중이다. 판매대수로는 6,502대가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판매대수가 5만7,862대를 기록한 점에 미뤄볼 때 남은 두 달 동안 6만4,000대를 팔아야 지난해 실적에 근접할 수 있다. 수입차 월간 판매가 3만대 이상을 기록한 때는 2019년 12월과 2020년 12월 두 차례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는 수입차 판매 역성장이 확정적인 셈이다.

올해 수입차 판매가 주춤한 이유는 고금리와 고유가, 여기에 하반기부터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종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5개 브랜드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볼보자동차와 렉서스, 포르쉐, 토요타, 랜드로버가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브랜드는 렉서스다. 이어 랜드로버, 포르쉐, 볼보, 토요타 순이다.

먼저 성장률이 가장 높은 렉서스는 올해 10개월간 1만1,008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 대비 93.0% 늘어난 규모다. 동기간 렉서스의 형제 브랜드인 토요타도 6,76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4% 성장했다.

스트롱 HEV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토요타와 렉서스 차량은 뛰어난 연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토요타 라브4 PHEV 출시 행사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한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 / 한국토요타자동차
스트롱 HEV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토요타와 렉서스 차량은 뛰어난 연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토요타 라브4 PHEV 출시 행사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한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 / 한국토요타자동차

렉서스와 토요타의 공통점은 국내에 판매 중인 대부분의 모델이 하이브리드(HEV) 파워트레인이라는 점이다. 양사는 HEV 파워트레인 모델과 일반 가솔린 내연기관 모델도 함께 판매하기도 했지만, 렉서스와 토요타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 98∼99%는 HEV를 선택해 내연기관 라인업을 최대한 줄였다. 실제로 렉서스의 가솔린 내연기관 판매 비중은 0.55%에 불과하며, 전기차(BEV)가 0.53%다. 토요타도 가솔린 내연기관 비중은 1.97%다.

소비자들이 HEV 모델을 선호하는 이유는 ‘연료효율(연비)’ 때문이다. 특히 렉서스와 토요타의 HEV 시스템인 ‘스트롱 HEV’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 3가지를 함께 사용해 시동을 걸고, 가속할 때 엔진과 모터가 함께 작동한다. 감속할 때는 회생제동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고, 저속에서는 전기모터와 배터리만 사용하는 EV모드로 차량을 움직일 수도 있다.

이러한 구성 덕에 준대형 세단인 렉서스 ES300h는 공인 연비가 17.2㎞/ℓ며, 토요타 캠리 HEV도 공인 연비가 18.5㎞/ℓ에 달한다. 이외에도 렉서스·토요타 모델 대부분은 연비가 경쟁 모델의 연비를 웃도는 수준이다. 차량을 장기간 소유하며 운행할 시 연비 부분에서 차량 유지비 절약이 가능하다. 또한 연비 외에 저공해 친환경차 혜택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두 브랜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신차를 대거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 점이 판매량 회복을 앞당길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년간 판매실적이 거듭 추락해온 랜드로버가 올해는 뚜렷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최근 수년간 판매실적이 거듭 추락해온 랜드로버가 올해는 뚜렷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영국 정통 SUV 브랜드 랜드로버도 신차 출시로 완전히 판매량 회복에 성공했다. 랜드로버는 1∼10월 기간 전년 동기 대비 83.7% 늘어난 4,384대 판매를 기록했다. 올해 판매 모델의 절반에 달하는 2,111대(48.2%)는 ‘억’ 소리 나는 플래그십 모델 레인지로버다.

랜드로버는 지난해 8월, 9년 만에 5세대로 완전변경(풀 모델 체인지)을 거친 신형 레인지로버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5세대 레인지로버는 출시 전부터 부유층들의 관심을 끌었고, 국내 출시를 알린 후 지난해 연말까지 580대 판매를 기록했다. 2억원이 넘는 몸값을 자랑하는 고가의 모델임에도 월 평균 116대가 판매된 셈이다. 이어 올해 들어서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물량을 추가로 확보해 월 평균 판매대수가 211대로 증가하며 랜드로버의 주축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랜드로버의 아이코닉 모델 디펜더가 라인업을 90·110·130 3종으로 늘려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했고, 877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연말 국내 출시를 알린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도 동기간 651대 판매돼 실적을 뒷받침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올해까지 5년 연속 1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했다. /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올해까지 5년 연속 1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했다. /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와 포르쉐의 상승세도 눈길을 끈다. 볼보는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린다. 볼보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기간 동안 2022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매년 판매대수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지난 2019년 처음으로 1만대 고지에 올라선 이후 5년 연속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는 1∼10월 기간 동안 1만3,770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37.7% 성장했다.

최근 볼보 차량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SKT와 힘을 합쳐 볼보 전용으로 개발한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티맵·누구·플로 3가지 기능이 탑재됐으며, 공조기·내비게이션·음악 등 기능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지난 9월에는 ‘통합형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2.0’을 선보였다. 업데이트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루틴’ 기능을 추가해 소비자들의 편의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루틴 기능은 특정 시간을 설정하거나 명령어를 입력할 시 내비게이션·공조기·음악 재생 등을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성능이 상향평준화 돼 사실상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시 고려하는 요소는 디자인이나 편의성이다. 볼보의 인포테인먼트 부분 투자는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공략한 것으로, 판매량 증대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포르쉐가 올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 1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포르쉐 카이엔 터보 E-하이브리드. / 포르쉐
포르쉐가 올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 1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포르쉐 카이엔 터보 E-하이브리드. / 포르쉐

포르쉐는 국내 시장 진출 후 올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 1만대를 바라보고 있다. 포르쉐 역시 랜드로버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모델의 가격이 1억원을 웃도는 고가의 수입차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올해 1∼10월 포르쉐는 9,690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 대비 38.1%가 늘어난 성적이다. 실적을 견인한 모델은 카이엔이다. 카이엔은 포르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모델로, 2002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당시에는 평가가 엇갈렸으나 최근에는 ‘슈퍼 SUV’의 유행을 선도한 모델로 평가된다. 카이엔은 올해 1∼10월 기간, 신형을 포함해 총 4,086대가 팔렸다.

또한 포르쉐가 만든 슈퍼 세단 파나메라도 부유층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며 동기간 1,651대가 판매됐으며, 이어 △전기차 포르쉐 타이칸 1,318대 △포르쉐 911 1,180대 △마칸 945대 등 전 모델이 골고루 판매됐다.

카이엔이나 파나메라, 마칸 3개 모델은 고성능 모델이면서도 패밀리카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성능 전기차 타이칸도 2열과 2열 도어가 존재해 활용도가 높다. 여기에 포르쉐라는 브랜드 가치가 더해져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포르쉐의 경우 꾸준한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이 필요해 보인다. 포르쉐는 1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한 브랜드 가운데 서비스 네트워크가 가장 부실한 브랜드로 손꼽힌다. 차량은 파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닌, 유지관리 부분에서도 신경을 써야 하는 기계로, 차주들의 서비스 편의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결국 판매실적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편, 5개 브랜드 외에도 비주류 브랜드인 DS오토모빌과 초고가 럭셔리 브랜드 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도 전년 대비 판매대수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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