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기술 비전 발표와 함께 '합당' 선언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기술 비전 발표와 함께 '합당' 선언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양향자 대표가 이끄는 한국의희망과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전격 합당을 선언했다. ‘과학기술 패권국가’라는 공동의 비전을 매개로 정치 개혁과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심산이다. 두 정당이 하나로 뭉치면서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한국의희망과 개혁신당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을 공식화했다. 양 대표는 “우리는 서로의 비전과 가치에 동의한다”며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합당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이 자리에서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은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 정치적 활동을 같이 하기로 즉 합당을 선언했다”며 “오늘부터 실무적 협의를 바로 시작해서 빠른시일 내 성과를 가지고 국민들께 이야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은 이미 여러 차례 교류를 통해 합당에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과학기술 선도국가’라는 가치에 대해 뜻을 같이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과학기술과 관련해 정말 마음이 맞는 게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합당이 단순히 총선을 앞두고 정치세력 간 ‘이합집산’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앞두고 정치공학적으로 합종연횡하는 모습은 결코 신뢰를 드리지 못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공동 과학·기술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첨단산업벨트 ‘K-네옴시티’ 건설 △전주기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뉴 히어로 프로젝트’ △과학기술부총리 신설 등이다. 국정 운영 중심에 과학기술을 두고 대한민국을 ‘패스트팔로워’에서 ‘퍼스트무버’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게 이들의 국가 비전이다. 양 대표는 이날 회견문에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려면 과학기술 선도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민주당 탈당파와 연대 가능성은?

이들은 통합 신당의 존속 당명은 ‘개혁신당’의 이름을 사용하기로 하고 ‘한국의희망’은 당의 슬로건으로 결정했다. 총선 후 논의를 통해 새로운 당명을 결정하겠다고도 부연했다. 당의 지도 체제 등 구체적 사안은 실무진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제3지대 첫 합당이 이뤄지면서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 성사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미래대연합’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미래’도 연대의 군불을 피우고 있는 만큼, 조만간 합당을 이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석현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창당준비위원회의에서 “2월 초 하나의 당을 창당할 것을 목표로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두 축으로 나누어진 세력이 하나로 뭉쳐질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다. 제3지대 세력 모두 사실상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되는 시나리오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위기인 만큼, 일단 비슷한 결의 정당들끼리 뭉친 뒤 선거를 앞두고 연합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김종민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전날(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럴 경우 지역구 선거에선 서로 간 선거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경민 새로운미래 국민소통위원장이 이날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의 합당을 ‘중텐트’라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인식에 바탕을 둔 셈이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텐트라는 용어 자체가 어떤 취지인지는 알겠지만 저희와 상의 되거나 합의된 용어는 아니다”라며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만드는 것은 부담”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논의 여지를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나머지 세력의 경우 의아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빅텐트를 이야기하면서도 각자 개별적 창당 분위기에 주력하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도 “너무 절차적인 것에 매몰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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