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빅텐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개혁신당과 개혁미래당 등이 '빅텐트' 구성 논의에 진전을 보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왼쪽 사진은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과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2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경기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군 관련 정책 발표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제3지대 빅텐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개혁신당과 개혁미래당 등이 '빅텐트' 구성 논의에 진전을 보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왼쪽 사진은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과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2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경기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군 관련 정책 발표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제3지대 빅텐트’ 구성을 위한 논의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우선 ‘이준석-양향자 신당(개혁신당)’과 ‘이낙연-원칙과상식 신당(개혁미래당)’ 등 이른바 ‘중텐트’ 구성엔 합의를 이뤘지만, 이후 ‘빅텐트’ 구성을 위한 논의는 진전을 보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 미묘한 입장차 드러낸 ‘제3지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합당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축인 새로운미래와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이끄는 미래대연합도 함께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선 ‘개혁미래당’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행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2개의 신당이 함께하는 ‘빅텐트’ 논의까지 진전이 없는 모습이다. 이준석 대표가 빅텐트 논의에 연일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데 이어 양향자 대표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29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가치와 비전에 동의를 하시면 저희는 열려있다”면서도 “그런데 ‘인위적으로 우리가 선거에 표를 위해서 합쳐봅시다’는 실패 정치의 역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합당 논의는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총선 일정상 창당이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다. 그런데 창당하고 다시 합당해서 선거를 치르기에는 너무 일정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합당 논의를 다시 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개혁미래당의 당명을 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혁신당이 출범해 개혁을 화두로 삼아 이슈를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가 합쳐져서 ‘개혁미래당’이라는 당명을 쓰겠다고 하는 것은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며 “중국집에 전화기가 두 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옆에 신장개업한 중국집 이름 조금 알려져 간다고 그대로 차용하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무임승차는 지하철이든 당명이든 곤란하다”고 적었다.

이러한 개혁신당 인사들의 반응에 개혁미래당 측은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물밑에서 해야 될 얘기들을 공개적으로 이슈파이팅 하듯이 말하니까 저희들 입장에서도 답답하다”고 했다.

아울러 각 신당이 ‘빅텐트’를 위해 생각하는 우선 조건에도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개혁신당은 ‘정책’을, 개혁미래당은 ‘통합’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개혁신당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저희는 정책으로 정당을 짓고 싶은 거지 사람으로 짓고 싶지 않다”며 “그런 방향 속에서 개혁이라는 방향으로 의제를 던진 거다. 거기에 맞춰서 당을 만들고 그걸로 대선까지 치를 수 있는 건강한 당이 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개혁미래당 측은 “제3지대를 성공시켜 내라는 국민들의 명령이 있는 거니까 그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통합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공통점을 더 많이 얘기하면서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이 제3지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수싸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혁신당은 공개적인 발언으로, 개혁미래당은 공개 발언을 자제하며 개혁신당을 포용하는 모습을 통해 주도권을 잡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어느 쪽이 기호 3번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도권 다툼이 포함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 기름 붓는 ‘거대 양당’

이처럼 빅텐트 논의가 잠시 멈춰 선 상황에서 거대 양당은 ‘빅텐트론’을 평가절하하며 기름을 붓고 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빅텐트는 이미 실패했다고 보는 게 정확한 해석”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원래는 이낙연 전 대표나 원칙과 상식이라고 하는 국회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등이 모여서 함께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 빅텐트”라며 “그런데 지금 빅텐트가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도 KBS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지금 지지율로 판단을 해보면 ‘이낙연 신당’보다는 ‘이준석 신당’이 조금 더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빅텐트에 대해서도 이준석 대표가 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것 같다. 잘못 섞었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빅텐트는 상당히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김병민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준석 전 대표는 무조건 독자노선”이라며 “왜냐하면 본인 중심으로 새로운 정당의 가능성을 열어서 이 기치를 (대선까지) 가져가겠다가 첫 번째 목표인 것 같다. 그런데 여기에 여러 사람들이 다 뭉쳐서 ‘원 오브 뎀’으로 전락하는 게 이 전 대표가 가장 지양하게 되는 정치일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이낙연 전 대표와는 정치적인 노선이나 견해 차이가 다른 게 되게 많다”고도 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에선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의 합당을 겨냥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때만 되면 텐트 정당들이 줄을 잇는다. 빅텐트, 스몰텐트에 이어 중텐트라는 신조어도 생겼다”며 “텐트는 강풍이 불면 날아가고 홍수가 나도 텐트를 걷어야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정 최고위원은 “튼튼한 집을 지어도 모자랄 판에 웬 텐트를 치겠다고 하는지, 임시 가설 정당임을 자임하고 나서는지 모르겠다”며 “안정적인 튼튼한 집을 지으려면 설계도와 자본이 있어야 하고 공사 기간도 충분히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텐트만 치지 말고 안정적인 집을 짓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민심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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